ISSN : 1229-4632
1930년대 초반부터 40년대 초반까지 10년여를 간도 용정에 체류한 경력을 가진 강경애는 일생 동안 발표한 21편의 소설 작품 중 12편을 간도체험에서 취재하고 있다. 본고에서는 강경애의 간도체험 소설을 4부분으로 나누어 이민문학적인, 혹은 조선족 문학적인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채전」이나 「축구전」에서는 작가의 계급이념을 실천적으로 표현하고 있고 「유무」에서도 암시적이기는 하지만 역시 그러한 실천적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강경애를 카프문학의 동반자 작가로 부르게 된 중요한 단서라 하겠다. 다음 「소금」이나 「모자」에서는 그러한 계급 이념을 주인공의 고달픈 운명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이어 「그 여자」, 「동정」, 「원고료 이백 원」, 「번뇌」 등 작품에서는 안이에 빠지려는 운동가의 환멸의식을 꼬집으면서 자성과 자기편달을 시도하며 「모자」, 「마약」, 「어둠」, 「검둥이」 등에서는 현실의 암흑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 동시에 상당 정도 작가의 상실감과 좌절을 표출하고 있기도 한다. 이러한 작품들의 주제성향은 저항적 의지의 표현이라는 차원에서 보면 대체로 하강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즉 노골적인 계급이념 표현에서 점차 현실비판으로 바뀌다가 결국 짙은 상실감과 좌절의식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초기 작품은 더 말할 것도 없고 말기 작품에 이르기까지도 강경애의 작가의식은 저항과 계급이념으로 일관하고 있음을 우리는 확인할 수가 있다. 이상 살펴본 강경애의 간도체험 소설은 이주민의 삶에서 취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주민의 정체성 문제에 대해서는 특별히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강경애는 자기가 몸담고 있는 간도 땅을 혁명과 투쟁의 땅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계급적 이념의 소유자인 강경애에게 이주민의 정체성은 투사로서, 투쟁을 지향하는 사람으로서 존재하였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즉 안수길처럼 현실에 저항도 하고 더러 타협도 하면서 이주민의 생존을 꾀한 것이 아니라 철저히 현실을 부정하고 지배자와 투쟁함으로써 정체성을 확보 유지할 수 있다고 인식했다는 말이 된다.
(1996) 강경애 소설의 여성의식 연구,
(1996) 일제강점기 만주조선인문학연구, 문예출판사
(1984) 강경애 연구 작가의 현실 인식 태도를 중심으로,
(1997) 강경애 : 문학에서의 성과 계급, 건국대학교출판부
(1988) 한국근대단편소설대계 2, , 태학사
(1990) 일제강점기 재만한국문학연구, 깊은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