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229-4632
이 연구는 전후 한국여성을 둘러싼 성담론에 대한 최근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박경리의 대중적 장편소설 『성녀와 마녀』에 나타난 전후 성담론 수정양상을 분석한 것이다. 전후파 여성에 대한 계몽과 경계를 주도한 잡지 『여원』에 연재된 이 소설은 매체와 서사공식의 측면에서 전후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의 충실한 문학적 형상화로 읽힌다. 성녀와 마녀의 대립과 마녀의 징벌이라는 권선징악적 서사, 서구적 코드의 삽입, 체제 유지적 가치 추구 등은 남성에 대한 자발적 순종과 절대적 의존을 보여준다. 한편 인물에 대한 지나친 유형성, 정보의 노출과 잉여적 서술, 마녀적 인물의 위악성, 불안과 충동, 광기가 지배하는 구조, 열린 결말은 작품의 반어적 읽기를 가능하게 한다. 곧 『성녀와 마녀』는 1950년대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에 충실한 멜로드라마가 아니라, 위악과 반어의 서사로서 당시 성담론을 해체하는 전복적 읽기를 의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전쟁미망인이었던 작가 박경리가, 자신과 같은 전후 여성을 추방하고 경계하려 했던 당대 이데올로기를, 몇 겹의 의미를 덧씌워 해체시키는 균열의 지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분석 결과는 박경리 작품 전체를 새롭게 읽게 할 수 있는 중요한 코드가 될 것이며,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가치에 침윤되어 있다는 그간의 평가를 수정할 근거가 된다. 뿐만 아니라, 이와 유사한 낭만적 사랑과 여성담론을 서사화하고 있는 1950-60년대 여성작가의 작품에 대한 해체적 분석 가능성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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