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229-4632
1990년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들은 대개 대중에게로 다가섬이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졌다는 것과,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들이 주요 소재로 떠올랐다는 점, 王 노골적인 자기노출의 일반화를 특징으로 지닌다고 할 수 있겠다. 1990년대 문학은 물질적 풍요에 반비례하여 나타난 정신의 빈곤과, 이렇다할 사회적 이슈와 고수할 만한 이데올로기를 찾지 못한 세대들의 비사회적 특성을 여지없이 보여주었다. 이러한 비사회적 특성은 곧 개인들의 내면으로의 침잠으로 이어지고, 그것의 결과는 여러 세기말적 특성을 배태시키는데, 이런 문단의 성향을 대표하면서도 상이한 모습을 보여 주는 이가 바로 신경숙이다. 앞의 두 가지를 대표하면서도, 뒤의 자기노출에 있어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본고에서는 이런 점에 유념하면서, 「풍금이 있던 자리」, 「베드민턴 치는 여자」, 「깊은 슬픔」, 「외딴방」에서 발견되는 조심스럽고 수줍게 드러난 내면을, 결핍과 부재성의 측면에서 조망하였다. 신경숙 소설 속에 드러난 부재성은, 이루어질 수 없는 불임의 사랑, 물질과 정신의 빈곤, 외로움과 절망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러한 아픔과 상처로 점철된 현실 속에서 갖는, 신경숙 특유의 몸짓과 자세를 작품 속에서 살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