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에서는 1960년대 지성사를 대표하는 잡지 『사상계』의 이념적 특징을 과학주의로 분석하고, 과학주의와 젠더 재구성의 관련성을 분석하였다. 1960년대 연구는 냉전과 군사주의, 새마을운동과 생산성 담론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루어 왔다. 이 연구에서는 급속한 근대화를 추구한 박정희프로젝트의 생산성담론이 중심이념으로 삼았던 가치를 과학주의로 추출하였다. 기술민족주의라 규정할 수 있는 이 시기의 과학주의는 부국강병을 이룰 수 있는 마술적 조력자로 기능하였으며, 기술이 모든 이들에게 선이 될 것이라는 기술결정론의 관점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기술결정론은 후에 미소군비경쟁과 과학기술 발전의 정치적 권력화를 비판한 기술의 사회적 형성론에 의해 비판받게 된다. 기술도 사회적으로 구성되고 또한 기술이 사회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기술결정론은『사상계』에 한정된 이념적 특징이 아니라 근대화프로젝트의 핵심요소로 강조되었으며, 핵무기와 핵발전에 대한 열망과 함께 부국강병의 상징적 기호로 사용되었다. 민족이 살아나가기 위해 필요한 요소가 개척정신이요 과학적 방법이라는 장준하의 사상계 권두언처럼 과학주의는 민족지성과 국가정책이 맞물리는 지점이었다. 그러나 급속한 국가프로젝트로 속화된 기술민족주의로 진행되면서 이상적 인간상을 기계적 남성성으로 만들어내는 생산성담론으로 변화해간다. 지금까지 헤게모니적 남성성과 여성성의 구성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고 남성/여성이라는 이분법적 가치가 인간의 다양성을 저해한다는 분석 또한 이루어졌다. 그러나 생산성 담론의 기계적 남성성이 왜 한국사회의 헤게모니적 남성성이 되었는가에 대한 성찰은 부족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 논문에서는 속화된 과학주의가 기계적 남성성의 내적 논리가 되었음을 밝히고자 하였다.『사상계』는 이상적 인간상을 과학주의적 인간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를 보편적 인간상으로 설정하기 때문에 여성 역시도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인간이 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여성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는 무성적 매체라 할 수 있는 이 잡지의 내면화된 젠더 구성은 전통적인 성별역할론을 유지하고 있다. 『사상계』 전문위원인 김기석의 글이나 이 잡지에 수록된 여성작가들의 작품을 보면 지성보다는 과잉된 감정을 여성성으로 규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계적 남성성과 감정 과잉의 여성성에 대한 이분법은 과학주의 담론을 통해 그 내적 논리에 대한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 과학과 과학주의는 별개의 개념이다. 과학이 사실에 대한 성찰적 지식이라면 과학주의는 과학적 지식을 신화화하는 이념이라고 볼 수 있다. 과학기술에 대한 신화화된 믿음은 인간에 대한 성찰보다는 민족부흥을 위한 생산적 인간을 구성하는 데 기여한다. 그 때문에『사상계』의 젠더 구성은 성찰 없이 기계적 남성성과 감정 과잉의 여성성으로 이분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This study analyzes the ideological feature of 『Sasanggye』, the magazine which is representative of the history of Korean intelligence in 1960s, as scientism. And then it explores how scientism reframes gender; a link between scientism and the reconstruction of gender. Most of the studies on 1960s have been centered on the cold war and militarism or the Saemaul Undong(the campaign to booster productivity by reforming the whole country) and the productivity discourse. While intensively analyzing the productivity discourse of Park Junghee's Project to follow after the speedy modernization, the study extracts scientism from the values that it uses as essential ideology. The scientism at that time, that can be prescribed as the technology nationalism, functions as a magic helper for enhancing the wealth and military strength of a country. In addition, it holds such views about technology determination that technology will be good for everyone. The technology determination was criticized by the social shaping of technology that criticized the arms race between the U.S. and the soviet Union; it mentions that not only is technology constructed socially, but it forms society. The technology determination was emphasized as the key factor in the modernization project rather than the ideological feature limited to 『Sasanggye』, and used as the symbolic mark of enhancing the wealth and military strength of a country with longing for nuclear weapon and nuclear development. Jang Junha argues in the frontispiece of 『Sasanggye』 that the factor required for our people's survival is a pioneering spirit and scientific method. As his words, scientism is the point that national intelligence and national policy are so intertwined. As scientism moved forward in the secularized technology nationalism, the speedy national project, it is changed into the productivity discourse; we take it for granted the mechanical man is the ideal man. There have so far been many studies on hegemony masculinity and feminity and lots of analyses which the value of man-woman dichotomy would obstruct human diversity. It, however, is judged that there is a lack of contemplating the reason why the mechanical man in the productivity discourse becomes hegemony masculinity in Korean society. 『Sasanggye』prescribes that an ideal human is a scientific human. So needless to say, women should be a rational and scientific human, given that he is a universal human as well. The construction of gender internalized in the magazine, which can be called asexual media without any specific mention about women, holds conventional perception of sex role. According to the articles of Kim Kisuk, an expert advisor of 『Sasanggye』 or women's writings included in the magazine, it can be founded out that over-emotion rather than intelligence is prescribed as feminity. For the dichotomy of mechanical masculinity and over-emotional feminity its reason will be comprehended by scientism discourse. Science and scientism are distinct concept. While science is knowledge reflecting a fact, scientism is an ideology mythifying scientific knowledge. The mythic faith of scientific technology contributes to productive human rather than reflection on human. For that very reason, it shows that the construction of gender in『Sasanggye』has two types of human; mechanical masculinity and over-emotional femin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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