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229-4632
본고에서는 1980년대 여성 서사만화의 대표작품 중 하나로 신일숙의 『아르미안의 네 딸들』을 꼽고 이 작품에 나타난 ‘서사 다시쓰기 전략’을 고찰해 보고자 한다. 이 작품은 일본만화의 표현기법을 모방해 화풍을 정립했고, 고대 그리스와 제국 페르시아를 배경으로 했다는 점에서 문화 식민주의에 포섭되어 있다고 비판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내용 상으로는 제국 남성에 대항하는 식민지 여성의 주체성을 시각적으로 재현하고 있을 뿐 아니라 여성의 눈으로 신화와 역사 다시쓰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달리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작가는 서사의 재료를 고대 그리스 신화와 성서, 헤르도토스의 『역사』, 플루타르크의 『영웅전』 등 고전 서사에서 차용해온다. 기존의 신화와 제국의 전쟁사는 아르미안의 네 딸들의 운명과 버무려지고 충돌하며 여성의 입장에서 재구성된다. 이러한 서사 다시쓰기 전략은 독자로 하여금 제국의 역사와 가부장적 신화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여성주의적 인식 지평을 넓히는 효과를 준다고 할 수 있겠다.
In this study, Four daughters of Armian by Shin Il-suk was presented as one of the representative female narrative cartoons in the 1980s. Some might criticize the work for being influenced by cultural colonialism in that the artist established her style by mimicking the expressive techniques of Japanese cartoons and set ancient Greece and Persian Empire as the background. She, however, reproduced visually the independence of colonial women that resisted the imperialist men as far as its narrative was concerned. Furthermore, she made an attempt at rewriting myths and history in the eyes of women, which raises a need to evaluate her work differently. She borrowed materials for her narrative from the ancient Greek mythology, the Bible, and the classics including Histories by Herodotus and Plutarch's Lives. The old myths and war histories of the empire get mixed and clash with the destinies of Armian's four daughters and are reorganized from the perspective of women. Her strategy of narrative rewriting inspires the readers to make new interpretations of history and patriarchal myths of the empire and broaden the horizon of their feminist percep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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