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유씨삼대록>에 나타난 진양공주라는 여성인물의 효 수행 양상을 살피고 그 의미를 논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유교의 규범적 담론에서 규정하는 여성의 효 수행에 관한 내용을 도출하고 이를 진양공주의 경우와 견주어 살핀 뒤, 서사 내에서 진양공주의 효 수행이 가져오는 효과를 분석하면서 그 의미를 차례로 짚어보고자 하였다. 우선 2장에서는 여성의 효에 관한 규범적 담론을 분석한 바, 여성은 혼인을 기점으로 효의 수행 대상을 친부모에게서 시부모에게로 전환하여야 한다는 점이 규범의 핵심임을 도출하였다. 이를 고려할 때, 혼인 이후에도 친모에 관하여 지극한 효성을 발휘하는 <유씨삼대록>의 진양공주는 규범으로부터 일탈하는 인물형이라 할 수 있다. 이에 3장에서는 진양공주의 효 수행의 양상과 그 의미를 분석함으로써 서사 내에서 진양공주가 수행하는 ‘효’가 어머니를 향한 딸의 효성의 발현이나 규범적인 덕목의 준수가 아닌, 특정한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전유되는 일종의 정치적 자원임을 보였다. 나아가 『유씨삼대록』이 진양공주의 효 수행으로 인해 생긴 균열을 봉합하면서도 진양공주를 미화하는 서사임을 보임으로써, 이 인물의 유교적 덕목 수행이 저항과 복종의 틀로 해석될 수 없음을 제시하였다.
This paper presents an analysis of the female character in Yussisamdaerok who represents the great filial piety. According to Confucian discourses on women’s filiality, women were expected to transfer their filial piety from their natal parents to their parents-in-law after marriage. However, the eighteenth century novel Yussisamdaerok introduced a fictional character, Princess Jinyang, who continues to direct her filial piety toward her natural mother, rather than her parents-in-law, even after she marries. This study focuses on this case and analyzes the meaning of the appearance of this character in Korean literature. This analysis of Princess Jinyang’s character challenges the former understanding that devoted daughter characters usually represent a woman’s natural filiality that cannot be redirected, not even to abide by Confucian norms. Instead, an examination of how Princess Jinyang continues to practice filial piety toward her natural mother indicates there are diverse meanings of her noncompliance. For example, Princess Jinyang uses the Confucian virtue of filial piety as her political resource. Although she deviates from Confucian norms of the female virtue, she justifies her behavior with Confucian causes (i.e., filial piety), and by maintaining filial piety toward her natural mother, she gains autonomy from her husband’s family. Accordingly, Princess Jinyang is not just another case of a devoted daughter character in Korean literature. Rather, the representation of this character reveals that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female character and Confucian ideology cannot be understood as a simple dichotomy of resistance versus subordin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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