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229-4632
박완서는 전쟁과 분단을 시대를 통과하는 시점마다 증언을 남겨온 작가다. 자전적 경험은 물론 당대를 살아낸 사람들이 가진 공동의 기억도 함께 증언했다. 이것은 발터 벤야민이 말한 역사수집 기술자의 기록방식에 해당한다. 박완서는 ‘역사와 민족’이라는 관점에서 분단을 증언한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통해 분단문제를 제기했다. 이와 같은 방식이 박완서가 분단을 사유하는 방식이고 파편화되어 기억되지 않을 것들을 기록하는 방식이다. 1990년대 자전적 소설의 출간 이후 분단문제에 대한 작품활동이 뜸했던 작가는 2009년 유작에 가까운 「빨갱이 바이러스」를 발표했다. 이 소설은 수복지구 양양의 역사와 원주민의 삶을 통해 분단의 구조를 파헤치고 분단극복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전쟁체험세대가 실패한 분단문제를 후속세대에게 상속하며 분단해체의 의무를 유산으로 남겼다. 박완서는 이 소설에서 우리 사회의 가장 첨예한 대립점인 ‘빨갱이 담론’을 정면으로 응시했다. 이것은 ‘빨갱이 담론’을 전복시키기 위한 ‘탈빨갱이 담론’이 사회적 담론화가 되어야 한다는 의지로 보인다. 일상의 담론 옆에 빨갱이 담론을 놓고, 거리낌없이 사회적으로 논의되어야 분단의 역사를 청산하고 극복의 역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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