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229-4632
1920, 30년대 신지식인의 등장은 역사적 당위성을 획득하고 있었다. 봉건체제의 중심계층은 나라를 빼앗기게 한 담당계층으로 더 이상의 지도력을 발휘 할 수 없었고 자본주의의 중심계층이 떠오르지 않은 시점에서 이광수, 최남선, 등, 또 여성으로는 김명순, 나혜석, 김일엽 등의 신지식인의 사회적 역할은 중차대한 것이었다. 그들은 정치적 꿈을 실현할 수 없는 한계 속에서, 근대화의 꿈을 펼치게 된다. 그들은 주로 글쓰기를 통하여 유교전통의 모순을 비판하고, 새로운 근대의 틀을 마련하려는 욕망을 보여준다. 그 중 하나가 전통결혼 제도를 비판하고 자유연애를 주창하게 된다. 이광수와 모윤숙을 통해서 드러나는 자유연애론은 아직 근대 계몽주의에 기초를 둔 이분법적 가치체계에 의해서 정신과 영혼, 지배와 피지배, 남성과 여성 등 모든 것을 지배와 억압 관계 속에서 바라보는 인식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 반면 나혜석을 비롯한 신여성들의 의식은 육체와 영혼은 분리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통합되어 개성으로 외화되는 인식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 나혜석의 글쓰기에서 나타나는 자유연애론은 인간은 살아있는 생명체임을 부르짖는 몸의 정치학이다. 즉 감각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기이다. 감각적 글쓰기는 고백적 글쓰기로 나타난다. 고백적 글쓰기는 폐쇄된 사회에서 소통체계를 찾을 수 없을 때 드러나는 최종의 선택방법이다. 나혜석은 고백적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새로운 삶의 돌파구를 찾으려고 했고, 개성적 주체로서의 인간임을 확인하려고 했다. 나혜석은 남성들은 허위의식을 가차없이 내던지고 철저히 자신의 ‘날몸’으로 각인되는 흔적에 의해 포착하려고 했다. 사회는 폐쇄된 남성중심사회였고, 나혜석은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