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최근 몇 년 동안 케이팝 아이돌의 팬덤이 스타에게 자필 사과문을 쓸것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음에 주목한다. 자필 사과문을 쓰고, 쓰게 만드는 현상 속에는 연예인에게 높은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 한국 대중문화 전반의 도덕주의가 반영되어 있다. 더불어 아이돌 산업이 고도화됨에 따라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는 아이돌 팬덤의 독특한 친밀성 규범이 얽혀 있다. 따라서 본연구는 1) 아이돌 팬덤 문화가 아이돌 산업과 함께 변화해 온 양상을 개괄하고, 2) 한국 대중문화 장에서 자필 사과문이 하나의 문화적 양식이자 실천으로서 일반화, 보편화된 과정을 살필 것이다. 또한, 3) 자필 사과문은 손글씨를 카메라로 촬영하여 소셜 미디어에 업로드하는 과정을 거쳐 비로소 완성되기에, 뉴 미디어시대 손글씨가 담지하는 ‘진정성(authenticity)’에 대해 분석한 미디어 연구를 경유하여, 손글씨의 진정성이 케이팝의 진정성(또는 성실성) 담론과 접합하는 지점을 짚어낼 것이다. 마지막으로, 4) 페미니즘 대중화 이후 아이돌 팬덤 내외부에서 발생한 여성혐오 피드백 요구와 팬덤의 자필 사과문 요구를 나란히 두면서, 자필 사과문 요구가 일종의 소비자 피드백 운동이며, 자필 사과문이 아이돌 팬덤의 ‘팬심(fan心)’을 안정화하는 기능을 수행함을 보이고자 한다. 본 연구는 지금까지많이 논의되지 않았던 손글씨 혹은 손으로 글을 쓰는 행위에 함축된 사회문화적 의미를 분석한다는 점, 그리고 현대 사회의 진정성 문화가 케이팝 아이돌 산업의 독특한 친밀성 구조와 접합하는 지점을 구체화한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있다.
This study notes that in recent years, fandom of K–pop idols has been actively demanding stars to write an apology with their own handwriting. The phenomenon of writing an apology reflects the unique moralism of Korean pop culture, which puts high moral standards on celebrities. In addition, it is intertwined with the K–pop fandom’s unique norms of intimacy, which are becoming increasingly complex as the K–pop industry is becoming more sophisticated. First, I will outline the changes made in K–pop fandom culture along with the K–pop industry from generation to generation. Second, I will examine the generalization of writing an handwritten apology as a cultural practice in Korean pop culture. Third, for the handwritten apology is completed through the process of taking photo and uploading it to social media, I will focus on media studies that analyze the “authenticity” of handwriting in the age of New Media. Then I will point out where the authenticity of handwriting combines with the distinctive “authenticity” (or sincerity) o f K –pop culture. Fourth, I will put this fandom’s demand for handwritten apology side by side with the fandom’s demand for ‘feedback’ about mysogynist lyrics, words, or behaviors of K–pop idols which took place after the popularization of feminist activism in South Korea. By doing so, I want to show that the handwritten apologies stabilize the “fan–sim[heart]” of K–pop fandom. This study is significant in that it analyzes the social and cultural implications of handwriting, which have not been discussed much so far. Furthermore, it specifies the point where the ideals of authenticity prevalent in contemporary culture combines with the unique structure of intimacy made by K–pop indus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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