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229-4632
본고는 고정희 시인의 연작시『밥과 자본주의』를 ‘커먼즈(commons)’의 실천으로 독해하면서 해당 연작시의 의의를 탐구하기 위해 쓰였다. 커먼즈는 자본주의 세계체제의 문제에 맞서 다양한 주체들의 협동, 공유, 돌봄이라는 가치 추구 행위 및 이를 통해 질적으로 다른 사회로 가는 길을 만드는움직임을 이른다. ‘커먼즈’적인 실천의 필요성을 논할 때 주목할 작품이 고정희시인의『밥과 자본주의』연작이다. 본고는 리비스의 공동체론에 입각하여 구체화할 수 있는 문학의 커먼즈적인 속성에 따라 『밥과 자본주의』 연작을 독해한다. 이를 통해 해당 연작시가 공동체의 풍부한 토착 자원을 활용함으로써 ‘비개성의 영역’을 형성하고, ‘상호 협동적 창조성의 영역’을 구축한다는 것을 밝힌다. 2장에서는 연작시에 등장하는 ‘밥’이 공(公/共)과 사(私)의 영역을 넘어서서 ‘누구나’ 서로를 돌보는 비개성의 영역을 매개함으로써 여기에 참여하는 존재들의 목소리를 가시화하는 상황을 살핀다. 3장에서는 전통적인 ‘기도문’, ‘노래’의 형식이 다른 사회로 전환을 꾀하는 협동적 창조의 범례로 자리하는 상황을 읽는다. 본고는 1987년 이후 ‘여성 시인’의 변혁적인 시적 발화가 선취하는 급진성을새기면서, ‘함께 사는 삶’을 경시하다가 위기에 봉착한 오늘날 필요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재초점화 한다.『밥과 자본주의』연작은 시가 쓰이고 읽히는 작업이 곧 공동체를 능동적으로 구성하면서 ‘우리’를 확장하는 ‘커머닝’의 일환임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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