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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OREAN
  • P-ISSN1229-4632
  • E-ISSN2733-5925
  • KCI

Study on Heroine Novel 〔Ok Ju Ho Yeon〕

Feminism and Korean Literature / Feminism and Korean Literature, (P)1229-4632; (E)2733-5925
2001, v.0 no.6, pp.252-287

Abstract

「옥주호연」은 자주ㆍ벽주ㆍ명주 등 3인 여성영웅이 등장하는 여성영웅소설이라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본 논문의 목적은 「옥주호연」에 나타난 여성 영웅성의 표출 양상을 살펴보는 데 있다. 논의의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삼옥주가 자신의 여성 영웅성을 발휘하게 된 계기, 즉 차별적으로 여성에게만 강요된 전통적 효의 이중성을 부정하게 되는 이유를 살펴보았다. 전통적 효는 남성(아들)에게는 공적(사회적) 영역으로 진출하여 입신양명함으로써 가문을 빛내는 것을 요구하고, 여성(딸)들에게는 사적(가정적) 영역에서 여성적 일(침선방적, 아들 출산, 양육, 시부모 봉양, 남편의 내조 등)에 전념하여 가문에 공헌하는 삶을 강요함으로써 남녀 양성에게 이중적으로 적용되었다. 그런데 주인공 삼옥주는 유씨 집안의 무남독녀로서 딸도 아들과 마찬가지로 공적 영역으로 진출하여 입신양명함으로써 가문을 빛낼 수 있으며, 여성도 능력만 있으면 사적 영역으로 제한된 여성적 삶에서 벗어나 공적 영역에서 남성과 대등하게 능력을 발휘하고자 하는 욕구를 지닌 여성들이었다. 그리하여 삼옥주는 출가외인(현모양처)의 삶으로 고정된 전통적 성역할 고정관념을 거부할 것을 결심한다. 둘째, 전통적 효의 이중성을 부정하기 위해 사적 영역에서 벗어나 공적 영역으로 진출하기 위한 전략적 방편으로 남장(男裝)을 한 채 가출하는 과정을 살펴보았다. 삼옥주는 사적 영역에서 벗어나 공적 영역으로 진출하기 위한 방법으로 남복(男服)으로 변복하고 가출한다. 삼옥주의 남장은 여성의 공적 영역으로의 진출이 근본적으로 제한된 시대에 여성들이 자신의 여성성을 공적 영역에서 발휘하고자 하는 우회적 방법으로 대리인(배우자, 아들 등 남성) 내세우기, 변신하기 등과 함께 관습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전략적 방편이다. 따라서 여성 영웅 삼옥주의 남장은 여성 영웅성의 허구성을 드러내거나, 성구분의 유효성이나 남성성에 대한 경도 또는 성차의 경계에 대한 문제로 보아 부정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 여성 영웅 삼옥주가 살았던 시대는 공적 영역이 남녀 양성에게 평등하게 개방된 오늘의 시각에서 평가해서는 않되기 때문이다. 셋째, 공적 영역에서 여성의 활동이 허용되지 않았던 시대에 삼옥주가 공적 영역에서 남성들과 같이 전포(戰袍: 전투복)를 입고 공훈을 세우는 과정을 탐색해 보았다. 공적 영역에서 전포를 입고 영웅적 능력을 발휘하고자 한 삼옥주의 목적은 단순히 무남독녀로서 공적 영역에서 입신양명함으로써 가문을 빛내는 ‘효’를 실행하고자 하는 개인적 욕구에서 벗어나, 위기에 처한 국가와 백성을 구하기 위해 새로운 국가를 창건하는 등 공동체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것에 있었다. 삼옥주는 그 공적으로 공적 영역의 대변자인 왕으로부터 자주는 ‘화수장군’으로, 벽주는 ‘매향장군’으로, 명주는 ‘옥두장군’이란 벼슬(작위)을 부여받는다. 이렇듯 삼옥주에게 부여된 작위명은 삼옥주가 남복으로 변장한 여성 영웅임에도 불구하고 남복 속에 가려진 여성성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것이어서 특이하다. 왕은 이러한 작위명으로 공적 영역에서의 ‘여성의 역할’과 그들의 ‘공적’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넷째, 삼옥주가 공적 영역에서 다시 사적 영역으로 복귀하기 위해 전포(戰袍: 전투복)를 벗고 붉은 치마(紅衣: 女服)로 갈아입는 의미를 살펴보았다. 여성 영웅 삼옥주는 ‘쓸데없는 여자’로서의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장으로 가출하고, 남장을 한 채 공적 영역에서 ‘남자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모든 목적을 달성한다. 그리하여 결말부에서 삼옥주는 스스로 ‘거울을 보고, 얼굴에 분을 바르고, 눈썹을 그리는’ 여성적 일을 환기하고 그리워한다. 삼옥주는 남자 주인공 최완 삼형제, 조정의 문무백관, 왕 등 공적 영역에 있는 모든 남성들 앞에서 남복 속에 숨겨온 자신의 성 정체성을 드러내고, 전포를 벗고 붉은 치마로 갈아입는다. 이 과정에서 남자 주인공 최완 삼형제는 여성 영웅 삼옥주와 남녀 양성간의 첨예한 성갈등 대신 남녀 양성이 협력하고 조화를 이루는 동료애를 발휘한다. 조정관료들이 모인 자리에서 왕은 삼옥주의 성 정체성이 여성으로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공적과 역할을 공식적으로 인정한다. 또한 왕은 삼옥주가 최완 삼형제와 ‘동등(同等)한 입장’이 되도록 배려한 후 결혼을 주선한다. 그러므로 여성 영웅 삼옥주와 최완 삼형제의 결혼은 남녀 양성의 대등한 만남을 뜻한다. 결말에서 여성 영웅 삼옥주는 결혼과 함께 다시 가정으로 복귀함으로써 스스로 자신의 공적을 무화시키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여성 영웅 삼옥주가 결혼하고 복귀하는 가정은 부모, 최완 삼형제, 문무백관, 왕 등 모든 남성중심 사회의 구성원들이 공적 영역에서 여성 영웅 삼옥주의 역할과 공적에 대하여 모두 인정하고, 남녀 양성이 대등하고 평등하다는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진 세계이다. 따라서 결말에서 제시된 가정은 소설의 초입에서 전통적 효의 이중성으로 문제된 가정이 질적으로 변화된 것이어서 차이가 있다. 다섯째, 이러한 논의는 최종적으로 여성 영웅 삼옥주가 남장을 한 채 사적(가정적) 영역에서 벗어나 공적(사회적) 영역으로 진출하면서 꿈꾸어 왔던 사회를 보다 분명하게 드러내는데 있다. 여성영웅소설 「옥주호연」에서 여성영웅 삼옥주가 남장을 하고 실현하고자 한 사회는 사적(가정적), 공적(사회적) 영역에서 성차별 없는 평등한 사회였다. 이러한 사회는 삼옥주가 ‘남장(男裝)의 굴레’를 벗고, 남성과 함께 대등하게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자유로운 선택이 되는 사회이다. 그런데 소설 속에서 여성영웅 삼옥주가 꿈꾸어 온 평등한 사회는 여성영웅 삼옥주와 남성 영웅 최완 삼형제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성갈등의 단계에서 벗어나, 남녀 양성이 함께 협력(協力)하고 조화(調和)를 이룰 때 비로소 실현된다. 따라서 여성영웅소설 「옥주호연」은 최근의 여성문제를 다루고 있는 「안토니아스 라인」(여성영화), 「아르미안의 네 딸들」(만화),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양귀자), 「이갈리아의 딸들」 등 ‘여성 영웅의 서사’에서 보여준 여성문제 해결의 비극적 인식과는 다른 전망을 제시하고 있어서 차이가 있다. 「옥주호연」은 21세기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여성문제를 극복하고 도달하고자 하는 궁극적 목표, 즉 남녀 양성의 인간화ㆍ평등화의 경지에 이르는데 하나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어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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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minism and Korean Litera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