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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thers captured by the vision of a modern subject-in the case of before the Samil Independence Movement(萬歲前)by Yeom Sang-Seop

Feminism and Korean Literature / Feminism and Korean Literature, (P)1229-4632; (E)2733-5925
2001, v.0 no.6, pp.5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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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이 글은, ‘여성의 눈으로 정전 다시 읽기’의 일환으로 우리 근대문학사의 걸작으로 평가되는 염상섭의 『만세전』을 “저항하는 독자”로서 다시 읽은 결과이다. 『만세전』이 반성적 사유를 하는 식민지 지식청년의 발견여행으로 진정성의 측면에서 뛰어난 성취를 거둔 걸작이라는 數多한 비평들은 『만세전』에 리얼리즘 정전의 권위를 부여해 왔다. 이 논문은, 주인공의 旅路와 그 여로에서 발견하는 식민지의 현실, 그러한 발견을 통한 주인공의 각성의 내용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오히려 주인공의 여로를 덮고 있는, 근대의 普遍者로서의 개인주의적 남성의 시선에 주목했다. 모든 시선은 위치 정하기에 따라서 달라진다. ‘근대적 개인’이 ‘근대적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고 그 관찰의 결과물을 충실하게 기록했기에 『만세전』은 뛰어난 ‘근대문학’이 될 수 있었다. 이 글은, 이러한 근대적 주체의 시선이 가지는 편파성(partiality)을 증명하고자 했다. 『만세전』의 시선은 크게 ‘자기’를 향한 시선과 ‘타자’를 향한 시선으로 대별되는데, 자기를 바라보는 시선은 결코 판단 유보도 가치 중립도 아닌, 명백히 가치 편향적인 하나의 판단행위이며 하나의 포지션 정하기였고, 타자를 향한 시선의 본질적인 특성은 그것이 여행하는 자의 시선으로서 관계에 대한 책임성을 거세한 시선이라는 것이었다. 이인화는 아내, 을라, 정자 등 여자들에 대해서는 물론이요 자식에 대해서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 이인화는 자신을 얽어매는 그러한 계루를 탈출하여 보다 쉽사리 근대적 개인이 될 수 있지만, 다른 존재에게 목숨과 젖을 주는 몸을 가지고 있고 끊임없이 타인과의 관계성 속에서 자아를 構造하는 심리적 성향을 가진 여성은 자신의 몸 자체가 계루이기 때문에 데카르트적 현존을 가정하기 위해서는 남자보다 훨씬 복잡하고 고통스럽고 뒤틀린 경로를 거쳐야 한다. 서구전 근대의 한 특징으로서의 ‘진리에의 의지’는 『만세전』에서는 無知의 무덤에서 다시 태어나고자 하는 ‘新生에의 의지’로 나타난다. 정자와 이인화 같은 문학의 徒의 본령이라는 <자유롭고 진실된 생활을 찾아가고, 이것을 세우는 것>을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내의 죽음과 생명의 배제였다. 이인화가 무덤 속에서 빠져나가 찾고자 하는 ‘자유롭고 진실된 생활’이란 아내의 자유롭고 진실된 생활과 결코 일치할 수 없는 것인데도 이인화의 ‘자유롭고 진실된 생활’이 마치 조선 사람 모두(혹은 인류)의 자유롭고 진실된 생활과 일치하는 것처럼, 그러한 생활을 추구하고자 하는 이인화의 여정이 마치 조선 사람 모두(혹은 인류)의 자유롭고 진실된 생활을 위해서인 것처럼 이 작품의 서사적 관점은 독자를 ‘자유롭고 진실된 생활을 추구하는 남성 보편자’의 정체성 속으로 호출한다. 그것이 본질적으로 여성 혐오(misogyny)에 기반한 호출임에도 근대의 新生이 본질적으로 생명과 여성에 대한 천대 위에서 이루어짐으로 해서 끝없이 진리를 추구하는 근대인의 삶은 <진리 없이 빈손으로 남게> 된다. <여자란 진리의 비진리성에 대한 이름>이라는 해체주의자 J. 데리다의 통찰은 이런 맥락에서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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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minism and Korean Litera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