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229-4632
시문학사에서 오장환은 1930년대 식민자본주의 하에서 타락하고 부패해 가는 현대사회의병리현상을 전통과 현대, 도시와 문명이라는 테마를 통해 구체적으로 비판한 시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런 평가를 수용하면서 특히 본고가 주목하는 것은 오장환이 타락한 도시문명과 부패한 현실에 기생하면서 자신의 육체와 성을 팔며 생존을 영위해 가는 여성의 삶을 문제적으로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당대 현실을 불모화되어 가는 여성의 육체를 통해 상징적으로보여줄 뿐만 아니라, 역시 그런 현실에 놓인 여성의 불우한 삶을 시화하고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오장환의 시에 등장하는 여성의 인물 유형에 주목하면서, 여성의 삶이내포하는 당대의 현실과 시인의 형상화 방식을 논하면서 궁극적으로는 불우한 여성의 삶을 통해 시인이 강조하려는 시적 의미는 무엇이었는지 규명하고 있다. 그 논의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오장환의 시는 첫째, 유교적 권위와 도덕에 의해 희생당하는여성들의 삶에 관한 비판적인 시를 발표함으로써 명분보다 소중한 여성의 인권을 강조한다. 둘째, 식민자본주의의 도시문명 속에서 상품화되는 여성의 성과 육체를 통해 물화된 인간관계와윤락 여성의 비참한 삶의 현장을 보여준다. 셋째는 생명력을 상실한 여성의 이미지를 통해 당대 조선 현실의 불모성을 환기시킨다. 결론적으로 오장환은 이런 여성들의 삶을 통해 일제 강점하에서의 부패하고 타락한 현실과미래에 대한 전망의 부재에서 비롯되는 생명력의 소진을 강조하고 있다. 때문에 그는 이런 시적 작업을 통해 여성의 풍요로움이 상징하는 진정한 생명성과 미래에의 전망을 희구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오장환은 1930년대 식민지 조선의 문제적인 현실 중 하나로 여성 육체와 성의 착취를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카프(KAPF)의 해산 이후 모더니줌과 순수문학의 경향 속에서 여성이 처한문제적 현실이 시를 통해 드러난다는 것은 문학사적으로 새로이 자리매김되어야 하는 의미 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