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229-4632
본 논문은 한국, 중국, 베트남에서 창작된 「금오신화, .「전등신화」.전기만록」의 애정전기에 등장하는 여성과 남녀간의 애정관계를 비교분석한 글이다. 애정전기는 중세 한자문화권에서보편적으로 창작된 문학장르로서, 특히 여성이 주요인물로 등장하고 전통적 여성상과는 다른면모를 지닌다는 점에서 여성문학의 중요한 연구대상이 된다. 분석 결과 삼국 애정전기의 여성인물은 정욕을 긍정하고 상대남성에게 적극적으로 애정을표현하며 애정관계에 닥친 시련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삶에 대한 주체적 태도를 보여주고 있었다. 또한 애정전기에 등장하는 몇몇 남성인물은 여성 및 애정관계에 대해 중세적통념을 벗어난 진전된 시각을 보여주었다. 「전등신화」와 「전기만록」의 남성인물은 정절을 은상대여성에 대해서도 변함 없는 사랑을 지님으로써 중세적 통념과는 무관한 애정을 보여주었고, 「금오신화」의 남성인물은 상대여성과의 관계를 '지음' 의 관계, 혹은 정신적 동지의 관계로여김으로써 평등에 가까운 애정관계를 보여주었다. 한편, 「전기만록」에는 여성 및 애정관계에대해 가부장제적 이충시각을 지닌 남성인물도 등장하고 있어 「전등신화」나 「금오신화」와 차이를 보였다. 「전등신화」와 「금오신화」의 작가는 기본적으로 중세 가부장제의 전통적인 여성인식을 완전히 부정하거나 거부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유교적 윤리규님에 우선하는 휴머니즘이나 저항정신은 당대의 통념을 벗어나는 진전된 여성인식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전기만록」은 다른 두 작품집과는 달라 유교적 윤리규범의 실천과 교화를 목적으로 했다. 따라서 작가 완서는 중세 가부장제적 여성인식에 가장 충실한 작가의식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기만록」은작품과 논평으로 분리되는 이원적 구성을 지님으로써 역시 작품 속에 그려진 여성형상 및 애정관계는 중세적 통념을 벗어남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