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229-4632
본 논문은 가부장제가 성리학적 이념에 의해 점점 더 강화되어가는 17세기 후반에 산출된 장편 소설 『소현성록』에 대한 여성주의적 연구의 일환이다. 이 작품은 사대부 남성작가의 작품들과 달리 소설 속 여성들의 형상이 매우 생동감있게 드러날 뿐더러, 당대 여성 현실을 여실히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작품 속에 가장 큰 비중으로 존재하는 여성 인물들 각각의 분석을 통해서 그녀들의 힘, 주체적 성격 등을 살핌으로써, 외면적 주체인 효의 실천 외에 이 작품이 가지는 지향을 포착하는 데 이 글은 중점을 둔다. 먼저 여가장의 존재적 의미를 통해 여성의 능력과 힘을 살피고, 다음으로 자신의 권리를 지키고 욕망을 추구하는 아내들을 통해 주체적인 여성의 면모들을 확인하며, 마지막으로 끊임없이 자신의 존립근거를 확보하려는 석파의 모습을 통해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성의 모습을 고찰하는 것으로 본문은 전개된다. 이러한 분석 과정을 통해서 이 작품의 여성작가적 면모를 다시금 확인하고, 장편소설 속에 존재하는 여성들의 형상을 읽어내는 다양한 독법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마지막으로 가문소설과 가문의식에 대한 문제점들을 간략히 피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