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229-4632
이 글은 조선후기 국문 장편소설 가운데 여성소설의 태동과 존재를 둘러싼 사회학적 배경을 고찰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나아가 이들 소설의 역사적 의의까지 파악초자 했다. 본디 우리 민족은 여권 존중의 전통을 갖고 있었다. 비록 국가적으로는 남성 위주의 가부장적인 사회였지만, 실질적인 사회에서 제한적이나마 여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했다. 그래서 이를 기반으로 활달한 여성들은 매우 선진적인 활약상을 펼치기도 했다. 또한 이같은 전통은 고려 이해 조선 전, 중기까지도 비교적 계속 유지되었다. 그러나 조선 전, 중기의 유교식 제도정비에 따라 주자학적 가부장제의식이 점차 확산되고, 조선후기 예학의 발달과 당쟁으로 인한 문벌사회가 도래함에 따라 주자학적 가부장제는 하나의 사회제도로서 정착되었다. 그 결과 모든 사회에서 여권은 말살된 채, 여성은 단지 남성위주의 사회를 보조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 장편 여성소설은 이처럼 조선후기 주자학적 가부장제의 정착에 따른 여성사의 급격한 위축에 대응해서 태동한 것이었다. 그 결과 모든 사회에서 여권은 말살된 채, 여성은 단지 남성위주 사회를 보조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 장편 여성소설은 이처럼 조선후기 주자학적 가부장제의 정착에 따른 여성사의 급격한 위축에 대응해서 태동한 것이었다. 또한 소설의 역사적 의의는 그처럼 질곡의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삶과 의식을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비록 파편적인 형태일지라도 근대적인 여성해방의지까지 표출했다는 점에 있다. 결국 한국 여성주의 문학은 근대 이후 서구의 충격에 일어났다고 생각했지만, 이미 조선후기 주자학적 가부장제가 정착되면서 거의 동시대에 태동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