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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minism and Korean Literature / Feminism and Korean Literature, (P)1229-4632; (E)2733-5925
1999, v.0 no.1, pp.207-232

Abstract

이 논문은 90년대 한국문학이 거둔 최대의 성과로 볼 수 있는 최명희의 『혼불』에 나타난 가족-모티프의 풍속화 방식을 죽음ㆍ결혼ㆍ탄생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혼불』은 3대의 여성을 중심으로 한 매안 이씨 가문의 이야기가 중심축이다. 한가문의 흥망성쇠가 탄생과 결혼 그리고 죽음이라는 개인의 의식과 그 가문을 둘러싸고 있는 이웃들과의 관계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면 『혼불』은 바로 그러한 과정을 통해 매안이씨 가문의 영고성쇠가 구축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죽음과 결혼 그리고 새로운 탄생은 『혼불』의 근간을 이루게 된다. 그리고 『혼불』에서 이러한 죽음ㆍ결혼ㆍ탄생의 풍속은 해체될 위기에 놓여 있는 가족을 하나로 결속시켜 그들 고유의 풍속을 만들어 다음 세대로 전승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풍속은 가족관계에서 저절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개척하고 선택한 결과의 산물인 것이다. 즉 가족의 구성원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시련과 고통을 인내하면서 그 풍속을 전승하게 되는 것이다. 『혼불』에서 죽음은 청암부인과 홍술의 죽음이 중요한 의미로 부각된다. 그리고 청암부인의 죽음은 종손부 허효원에게로 그 넋이 옮아가 죽어도 죽지 않는 윤회의 고리를 형성한다. 『혼불』의 또 다른 계층은 홍술의 죽음은 ‘투장’이라는 죽음의 풍속을 등장시켜 좀더 치열한 신분의 차이와 갈등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러한 가족이데올로기를 변화시키려는 시대의 다양한 변화 속에서도 이들이 지키려는 가족의 윤리와 도덕이 항상 존재한다. 핏줄의 보전과 가문의 순수성을 지속하기 위한 의미가 강한 『혼불』의 결혼은 불행을 암시, 그 불행 속에서 굳건히 서는 여성 가장과 그 여성 가장 때문에 부유하는 식민지시대의 가장의 모습이 부각되는 결혼이다. 또한 해원의 한 양식으로 등장하는 망혼제는 결혼의 색다를 의미의 풍속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흡월정의 풍속과 함께 보이는 『혼불』의 탄생은 가족의 구성이 해체되지 않고 유지될 수 있는 생명의 자양분으로 새로운 세대의 주역으로서 가문의 대를 잇고, 신분의 변화를 꾀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혼불』은 가족이라는 틀 속에서 빚어지는 다채로운 삶의 모습과 당대의 사회적인 문제들까지 가족이라는 창을 통하여 다양한 시선으로 여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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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minism and Korean Litera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