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229-4632
이 글은 『주리야』를 분석 대상으로 이 작품을 꼼꼼하게 읽어내고자 하였다. 그리고 『주리야』 에 대한 본격적인 고찰에 앞서 완결 연재본인 「주리야(10)」을 중심으로 이 작품이 미완의 장편이라는 오해를 바로잡고자 하였다. 『주리야』는 그 동안 「주리야(9)」 이후의 연재본을 찾지 못한 채로 있었을 뿐만 아니라, 「주리야(8)」도 누락된 것으로 알려져 미완의 장편 소설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이효석은 『신여성』지 33년 3월호에 「장편소설 주리야(1)」을 연재하기 시작하여 다음 해 3월에 「장편 소설 주리야(10)」을 끝으로 『주리야』를 완결한다. 더 나아가 이 글은 『주리야』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이효석 문학의 “모색과 지양”의 양상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주리야』는 ‘운동과 취향’(혹은 ‘사상과 심미’) 사이의 갈등과 모색을 능금 이미지과 공설시장 이미지 등 다양한 표상들 을 통해 보여주는 작품이다. 대부분의 이효석 문학 연구는 이효석이 「돈(1933)」 이후로 동반자적 경향에서 벗어나 ‘애욕’ 혹은 ‘서정’의 세계로 ‘전향’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주리야』는 이효석이 초기소설에서 보여준 세계와 너무 쉽게 그리고 발 빠르게 ‘전향’하고 있다는 속단에 의문을 갖게 한다. 『주리야』는 초기 소설이 보여준 동반자 작가의 의식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이후 발표된 두 편의 중편 소설 성화 와 거리의 목가로의 변화 양상을 살펴보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작품이다. 『주리야』는 주리야의 “반둥건둥의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으로, 여성 인물의 계급․운동․성에 대한 표상이 다양한 이미지를 통해 재현되어 있다. 이효석 소설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가정에서의 ‘~의 아내’와 ‘~의 어머니’라는 매개적 위치를 통해 국민으로 호명되는 ‘현모양처’의 이데올로기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동시에 이효석 소설의 여성 인물들은 근대적 문화 상품의 행복한 꿈으로 작동하고 있는 ‘스위트홈’의 환상/이념에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주리야 역시도 모성이나 투사(혹은 동지)의 아내나 애인이기보다는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추구하는 인물이다. 주리야는 전통적인 ‘가문’의 논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출한 인물이지만 양육과 재생산 노동이 강조되는 ‘가정’과 ‘주부’의 세계로 쉽사리 포섭되지 않고 있다.
(2003) 이효석 전집, ?조선일보? 등이효석
(1977) 모더니즘의 정신사적 기반-이효석의 경우, 서울대 대학원 서울대출판부 중앙대학교 박사 나남 출판 소명 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