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229-4632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곤경에 처한 21세기 여성문학’은 곤경에 빠짐으로써여성문학을 구원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빈사상태에 빠졌던 여성문학이라는제도적 명명법은 자신을 곤경에 처하게 함으로써 스스로에게 활력을 불어넣고있기 때문이다. 2000년대 문예지에서 여성문학을 주제로 하는 특집은 기획되지 않았다. 이는 여성문학에 대한 무관심이나 가치 절하 때문은 아니었다. 90년대를 기준으로 볼 때, 여성문학은 퇴조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2000년대 문학장에서 문학 개념들의 변화와 맥락을 같이 한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여성문학의 약화는 여성문학 내부로부터 발생했다기보다 2000년대 문학의 발본적 전환이라는담론에 의해 소멸되었다고 보는 것이 정당하다. 문학장의 변동 양상은 첫째, 가라타니 고진의 ‘근대문학의 종언’담론에 의해격발되었다. 소설의 영역에서는 근대문학이 가지는 한정된 역사성을 인정하면서도 근대 문학 ‘이후’의 문학에 대한 신뢰의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둘째, 시의영역에서는 ‘미래파’ 논쟁으로 격화되었다. 서정이라는 제도적 문법을 공격하고, 서정시의 단일한 화자 개념을 무화시키고, 동일성의 시적 세계를 무한한차이의 세계로 변환시킨 미래파 시의 등장은 기존의 서정시에 발본적 전환을꾀하였다. 2000년대 문학장에서 여성문학이 자리 잡을 수 없었던 역사적 조건은 필연에 가까웠으며, 여성문학비평이 자기 자리를 잃어버리고 곤경에 빠졌다는 평가는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다. 여성이라는 고정된 자기 정체성을 해체할 때여성의 자기 해방은 가능할 것이며, 구성적이고 수행적인 과정적 주체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소멸된 ‘여성 문학’이라는 명명법은 어떻게 새롭게 구성되어야 할까? 몇 가지 제안을 한다면, 첫째, 여성으로 환원되지 않는 ‘여성적인 것’ 구성하기, 둘째, ‘여성 문학’이라는 제도적 명명법 폐기 이후, 새로운 페미니즘 지식개념 도입하기, 셋째, 여성적인 것의 정치성을 확보하기 위해 보편성 개념 새롭게 구성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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