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229-4632
이 논문은 조선후기 양반 여성의 삶과 유교화의 관계, 즉 여성과 유교적 규범의 관계를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서 조선후기 양반 여성을추모하는 제문, 행장, 묘지명 등과 여성을 교육하기 위한 규훈서에 나타나는,‘세속(세상)의 부녀자’라는 표현에 주목하고자 한다. 이들은 부정적으로 표현되는데, 여성 관련 규범을 지키지 않거나 이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다고 판단되기때문이다. 본 논의는 ‘세속의 부녀자’ 담론에서 미시적으로 드러나는 여성-규범의 관계와 그 규범의 실천적 위상, 그러한 위상이 드러나는 이유 등에 대해분석한다. 나아가 본고는 조선후기 여성들의 삶을 유교적 규범 혹은 도덕과의관계에서 체계적으로 살펴보기 위해서, ‘세속의 부녀자’ 담론을 조선후기 문화라는 큰 틀 내에서 해석한다. 그때 ‘세속의 부녀자’ 담론을 대상으로 도출된 논의들에 좀 더 선명한 의미가 부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문, 행장, 묘지명에서는 대상 인물이 세속의 여성들과 달리 긍정적 자질을가진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그리고 규훈서에서는 여성이 지향해야 할 규범을 구체적으로 기술하기 위해 세속의 부녀자에 대해 언급한다. 여기에는 개별/집단, 부덕/실덕, 규범/탈규범의 약호들이 개입한다. 일련의 항은 서로 관련을가지는데, 소수의 대상 여성들은 규범을 따르며, 다수의 세속 여성들은 규범을따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개별:집단, 소수:다수=부덕:실덕, 규범:탈규범, 부덕(婦德):부덕(不德)으로 표현 가능하다. 반(비)규범적 여성, 즉 탈규범적 여성은 여성 관련 규범을 따르지 않거나 이에 반하는 행위를 하는 인물들이다. 이들이 위반하는 규범의 내용은 언행․종교․가사 노동․경제적 차원 등으로, 일상의 영역에 걸쳐 광범하게 나타난다. 세속의 부녀자들이 일상-가사 영역에서 탈규범화 되었다는 것은 이들이 모든영역에서 탈규범화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에 대해서는 조선후기 문화에서 소통된 다른 대표적인 여성 담론인 열녀 담론을 참고하면서 논의를 진행한다. 결국 조선후기 여성-규범의 관계에 대해서 언급할 때, 한 마디로 이들이 규범화되었다던가 탈규범화되었다고 말할 수 없다. 이들은 여공을 비롯한 일상적 차원에서는 탈규범화의 경향을, 열절과 같은 성적 차원에서는 규범화의 경향을 보인다. 또한 이들을 제약했던 유교적 규범의 위상에 대해서도 한 마디로언급할 수는 없다. 일상-여공 관련 규범은 규약적 차원에서는 확고하지만 실천력은 미약했으며, 성적 규범은 규약적 차원에서는 미약하지만 실천력은 확고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두 가지 상이한 차원들이 내재함으로써 여성들은 규범에 대해 역동적이면서도 다양한 태도를 가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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