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229-4632
1950년대 『사상계』가 탈후진 전략으로 채택한 자유민주주의는 냉전 자유주의, 냉전 민주주의였고, 여성-개인의 자유, 권리, 평등에 대해 고려하지 않거나 실질적으로 허용치 않는 ‘젠더화 된 자유․민주․평등’ 개념이었다. 여성을 ‘보편-인간’의 범주로 논의한 긍정성은 있었으나, 근대 주체로서의 ‘여성-개인’은 ‘제거’되어 있었으며, ‘반공 로컬’ 중의 ‘또 다른 로컬’로서 ‘중첩 로컬’로 재구획되고 있었다. 개발담론이라 불린 경제적 근대화론에서는 경제적 근대화를 위해 정치적, 경제적, 사상의 자유에 제한을 가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첫 번째 계열이 자유를 위해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면, 여기서는 빵을 위해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었다. 특히 여성들은 ‘타락의 주체’로 명명되면서 ‘개발담론의 주체’에서 ‘소거’되었다. 개발담론은 ‘여성-개인’을 소거하는 대신 ‘현모양처’를 호명하였고, 남녀 역할 분담론에 입각하여 여성을 ‘주부’로 위치시켰다. 즉 현모양처(주부) 주체성으로 한정하였다. 함석헌의 여성은 대모신 개념의 ‘어머니’로서, 고난사관은 이 어머니를 ‘수난의 여왕’으로 위치시켰다. 외세=남성, 민족=여성이란 성적 은유의 방식으로 여성성을 동원하면서, ‘받은 고난 그 자체’로 인해 정화되는 존재로 ‘어머니=창부’로 동일시하였다. 창부=민족=예수라는 등가관계가 제시되면서, 여성 수난사와 관련한 기존의 문법이 파괴되고 해체되고, 세계 구원자=한국이라는 새로운 제3세계 인식을 보여준 긍정성이 있었다. 이는 기독교를 주체적으로 수용한 결과였다. 하지만 함석헌의 씨-민중사상에서도 여성은 근대적 개인이나 정치적 주체로 설정되지 못하였다. 민중 논의에서도 ‘여성’은 ‘소거’되어 있었다. 세 계열에서 공통적으로 호명한 여성은 ‘어머니’였지 ‘여성-개인’은 아니었다. ‘반공 로컬’ 『사상계』는 ‘학술교양’이란 이름 하에 ‘반공 로컬’의 정치적 경제적 철학적 과제를 ‘운동’으로서 착실히 수행한 남성젠더-이데올로그였고, 학술 교양의 내포 및 외연은 ‘보편으로서의 근대지(知)’라기보다 ‘신식민성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 ‘냉전지(知)’였음이 밝혀졌다. 개발담론에 의해 ‘전후(戰後)’는 근대와 전근대로 양분되었으며, 근대는 전세계 담론의 기준이 되었다. 개발담론은 한편으로는 자본 중심국의 부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다른 한편으로는 저개발 로컬들의 청사진을 위해 동시적으로 동원되었다. 『사상계』가 근대국가 만들기의 방법으로 주장한 ‘과학적 방법’은 자본 중심국들의 ‘방법’을 내면화 한 것으로서, 객관적이고 가치중립적인 것이 아니라, 냉전 자유주의․냉전 민주주의․자본주의․제국주의․식민주의의 방법이었고, ‘여성 소거의 사상화(思想化)’였다. 여성-개인 문제는 『사상계』의 근대화 전략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사상계』는 자유주의․민주주의․민족주의와 여성의 불행한 결합을 보여 주었으며, ‘개발(재건)과 여성’은 배타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사상계』의 개발담론은 ‘왜곡’된 개발의제인 동시에 ‘실종’된 젠더의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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