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실제 남성 관객들에게 성인으로의 입사 체험, 해방과 탈출로서 기억되는, 1980년대 에로영화들은 위기의 남성성이라는 남성 정체성의 특수성을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담론이다. 에로영화는 성적 욕망과 관련한 분열적 남성 주체를 드러내면서 동시에 이러한 분열성을 극복, 재건하기 위한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표면적으로는 남성다움과 남성성이 유지되고 있다는 환상을 만들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에로 영화의 구조적 비약과 불균형을 만들기도 한다. 분열적 남성주체의 모습은 대체로 성적 좌절을 수반하는 훔쳐보기, 역전된 남녀관계, 여성의 능동성 등을 통해 묘사된다. 에로영화는 섹스를 즐기는 남성보다는 섹스로부터 배제되거나 소외된 남성의 시각을 통해 내러티브를 전개시키고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남성의 망상이나 폭력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러나 대다수의 에로영화는 이러한 남성성의 분열적 모습을 지우고 남성성을 재건하는 방향으로 결말을 짓는다. 남성성 재건의 양상은 몇 가지의 패턴으로 나눌 수 있다. 불법적, 폭력적인 섹스 즉 나쁜 섹스를 구별짓고 이를 사회비판이라는 시각을 통해 묘사하는 것 그리고 구원자, 보호자로서의 남성 역할을 회복하는 것 마지막으로는 도시과 문명 세계를 훼손의 공간으로 그리고 고향과 자연, 비문명의 세계를 치유의 공간으로 묘사한 뒤 고향과 전통을 회복시키는 주체로서 남성을 묘사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영화 전반에 묘사되는 성적 쾌락을 처벌하면서 내러티브를 가부장제의 가치관으로 통합시키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1980년대 에로영화는 결국 과장된 성욕을 묘사하고 관객들로 하여금 이를 즐기게 하다가도 이러한 쾌락을 가부장제의 가치관 속으로 다시 밀어 넣고 쾌락을 만드는 섹스들을 어느 순간 나쁜 섹스로 만들어 버림으로써 가부장제에 의해 용인되는 건전한 남성성을 재건하게 된다. 1980년대 에로영화의 구조는 이렇게 성적 쾌락과 자기 처벌 그리고 비판 의식 사이를 모순적으로 오가면서 위기의 남성성을 형상화하고 있다.
「내시」(신상옥, 1969),
「별들의 고향」(이장호, 1974),
「영자의 전성시대」(김호선, 1975),
「꽃순이를 아시나요」(정인엽, 1978),
「겨울여자」(김호선, 1978),
「뻐꾸기는 밤에 우는가」(정진우, 1981),
「어둠의 자식들」(이장호, 1981),
「앵무새 몸으로 울었다」(정진우, 1981),
「애마부인」(정인엽, 1982),
「오염된 자식들」(임권택, 1982),
「산딸기」(김수형, 1982),
「물레야 물레야-여인잔혹사」 (이두용, 1983),
「적도의 꽃」(배창호, 1983),
「무릎과 무릎사이」(이장호,1984),
「어우동」(이장호, 1985),
「뽕」(이두용, 1985),
「땡볕」(하명중, 1985),
「내시」(이두용, 1986),
「티켓」(임권택, 1986),
「매춘」(유진선, 1988)
「서울무지개」(김호선, 1989) KOFA(한국영상자료원) 소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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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이중성」, 동아일보 , 1983.6.17.
「비디오테이프사장 급신장」, 매일경제 , 198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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