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1장에서 5ㆍ16 직후에 벌어진 깡패소탕의 퍼포먼스에 주목했다. 200여 명의 깡패들이 서울 시내를 일주한 이 깡패소탕의 퍼포먼스는 5ㆍ16 군정의 통치 기반을 확립하는 데 기여했다. 5ㆍ16 군정에 의한 이 깡패소탕의 퍼포먼스는 4ㆍ19의 직접적인 도화선이 된 이승만정권의 정치깡패에 대한 아래로부터의 분노를 국민 일반으로 되돌리는 피단속자의 형상을 낳았다. 2장은 이러한 피단속자=국민이라는 등식이 갖는 전도된 관점과 인식을 문제 삼았으며, 이 과정에서 국가의 일상적인 신체 통치술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게 되는지를 되짚었다. 여기서 5ㆍ16 군정에 의해 체포ㆍ검거된 깡패들이 오지의 도로건설현장에서 시연한 근로/생산주체가 또한 중요하게 부각된다. 왜냐하면 이 깡패들이 ‘전시’하고 있는 근로/생산주체야말로 5ㆍ16 군정을 잇는 박정희 체제의 향후 국민화의 방향성을 틀지었기 때문이다. 3장에서는 ‘내핍하는 근로/생산주체’라는 젠더화의 함의를 띤 한국사회의 여공 신화를 비판적으로 검토해 보았다. 그냥 열심히 일하기만 해서는 안 되는 내핍이라는 젠더화의 자질은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의 근로자상을 한국사회에 정초했기 때문이다. 한국사회가 보여주는 이 유례없는 여공 신화는 월러스틴(Wallerstein)이 말한 세계 체제 내 하위 노동력을 뒷받침하는 것이었다. 전태일의 분신이 갖는 의미가 여기에 있다. 4장에서는 4ㆍ19와 5ㆍ16으로 이어지는 한국사회의 변모하는 사회상을 깡패와 여공의 두 문제적인 신체를 통해서 살펴본 데 따른 의의를 설명한 후, 결론을 대신하여 도대체 한국사회에서 깡패와 여공은 무엇이었으며, 현재의 한국사회는 이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되묻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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