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229-4632
본고는 1980년대 여성시들이 당대의 억압적 상황에서 남성 중심의 사회적 참여시와는 또 다르게 현실에 저항하고, 다양한 방법론 차원에서 시적 담론을 주도하였다는 것을 밝히고자 기획된 것이다. 따라서 그동안 논의되어 온 여성주의적 입장이나 주제론적인 차원과는 달리 1980년대 여성시 주체들의 정치적, 사회적 인식이 시적 담론으로 어떻게 드러나는지, 그리고 그 시적 담론을 이끌어내는 형식적 매개인 ‘웃음’은 어떠한 시적 효과를 낳고 있는지 살펴볼 것이다. 이는 ‘끔찍한 근대’로 불리우는 1980년대의 정치적 폭압기 속에서 현실에 대한 ‘정치적 저항’이 남성 시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고, 그들과는 또 다르게 현실에 대한 인식과 그 현실 감각을 펼쳐내는 여성시 주체들의 다양한 방법론이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 할 것이다. 고정희의 경우는 마당굿이라는 민중적 축제형식을 통해 지배계급을 조롱하는 카니발적 언어유희와 공동체적 웃음을 통해 정치적 응징의 효과를 보여주었으며, 최승자는 환멸의 웃음을 통해 현실의 모순에 대한 부정과 위반, 저항을 드러낸다. 특히나, 시대의 ‘가위눌림’에 대한 방법적 저항으로서의 유머와 아이러니는 당대의 권위와 거짓, 부패와 억압에 대항하는 독특한 장치로 기능을 한다. 마지막으로 김혜순은 의식적으로 웃음을 차용하고, 웃음은 그의 현실인식을 견인하는 일종의 방법론으로 뚜렷하게 기능을 하는데, 주로 펀(pun)이나 통사파괴 등을 통한 표층적 차원에서의 언어유희 양상은 현실의 억압을 놀이로 변형시킴으로써 현실적인 외압의 무게를 줄이는 시적 장치로 나타나고 있으며, 환상적 언어유희를 통해서는 현실의 무거움과 공포를 가볍게 하는 시적 효과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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