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229-4632
이 논문은 『제국신문』(1907.5.17~1909.2.28) 논설란에 게재된 ‘풍속개량론’ 및 관련 논설, 기서, 별보를 잡보란에 수록된 ‘풍속’ 관련 ‘사건 기사’와 비교함으로써, 근대계몽을 주장한 매체와 지식인, 언론의 입장과 매체(기자/목격자)에 의해 관찰된 일상, 또는 그 안에 포섭된 당사자의 행동과 목소리의 ‘차이’를 ‘다층적 근대성’이라는 관점에서 해명했다. 『제국신문』은 풍속개량론을 연재하기 전에 사회와 일상에 대한 관찰을 수행하여, 체계적인 분석의 기초를 마련했고 비판과 대안을 모두 제안했다. 연재 전후에는 문제적 풍속이 나타난 인민의 태도를 비판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제언을 서술함으로써, ‘태도로서의 근대’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청국의 문제와 연결시킴으로써 아시아 내부의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풍속개량론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여성 풍속은 의복, 개가, 압제혼, 육아 등인데, 여성 독자의 기서는 여기서 간과된 여성의 교육권과 교양적 처신을 논의함으로써, 매체의 관점을 확장하는 역할을 했다. 풍속개량론이 계몽의 언설구조를 취했다면, 이와 연결된 여성문제는 잡보란을 통해 ‘사건화’되어 서술되었다. 논설에서는 개가 허용을 강조했지만, 잡보란에서는 부모의 만류로 불가능했던 사연, 개가를 둘러싼 각종 사기와 폭행 사건, 과부 보쌈을 둘러싼 범죄가 서술되었으며, 사망한 남편을 따라죽는 여성을 여전히 열녀로 치하하는 기사가 공존했다. 조혼과 압제혼은 풍속개량론에서 비판된 혼례문화였는데, 잡보란을 통해 특히 각종 매매혼의 피해 사례가 빈번했음이 드러났고, 작첩, 통간, 폭력, 가출 등 혼인생활의 파국과 가정불화가 속출되었음이 보도되었다. 기사의 서술 시각은 여전히 남성 중심적이었지만, 여성의 억울함을 듣고 공감하는 관점이 공존하는 중층성을 띠었다. 잡보란에는 여성에 대한 강간, 화간(통간), 유명인에 연루된 성적 스캔들, 기생, 매음(위생, 범죄, 스캔들), 인신매매 등이 ‘사건화’ 되어 실렸다. 이는 논설이 주목하지 않았던 근대 초기 여성적 삶의 실상이다. 이 논문은 근대초기 인쇄매체를 대상으로 근대성을 논할 때, 지식인의 관점이 반영된 논설란만을 배타적으로 검토하는 것은 한계가 있음을 논증하기 위해 ‘논설’와 ‘잡보’란의 상호관련성을 분석함으로써, ‘다층적 근대성’이라는 연구 관점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제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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