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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elf-awareness of Women and the Performative Meaning of Writing in Jagirok

Feminism and Korean Literature / Feminism and Korean Literature, (P)1229-4632; (E)2733-5925
2018, v.0 no.44, pp.83-114
https://doi.org/10.15686/fkl.2018..44.83
Kim Jeong-k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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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이 글에서는 <자기록>의 작자가 무엇을 썼는가라는 문제와 함께 쓰는 행위의 의미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해보고자 했다. 이를 위해 <자기록>에 나타난 작자의 모순적인 자기 인식의 양상을 검토하고, 이를 ‘글쓰기’ 행위 자체의 수행적 의미와 연결지어보았다. 먼저 2장에서는 <자기록>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남편의 죽음’에 관한 부분을 시가와 친가의 대립적 태도와 병렬적 서술 양상을 중심으로 검토했다. 그 결과 남편의 치료에 대한 시가와 친가의 대조적인 대응은 운명에 대한 상반되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으로 읽을 수 있으며, 표면적으로 시가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이 두드러지는 것과는 다르게, 텍스트는 운명에 순응하는 삶과 운명을 개척하는 삶 가운데 어느 것이 옳다는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보았다. 3장에서는 조씨가 죽음이 아닌 삶을 선택하는 과정이 아들/딸, 남편/아내의 대립을 통해 드러난다고 보고 그 양상을 검토하였다. 그 결과 <자기록>에 나타난 궁극적인 갈등은 남성/여성의 대립이 아닌, 삶의 의미를 공적인 관계, 즉 쓸모에서 찾는가 아니면 사적인 친밀감에서 찾는가라는 질문에서 비롯함을 알았다. 조씨는 사회적 관계 속에서 자신의 삶-투생-과 죽음-종사-의 이유를 찾는 한편으로, 사적인 관계 속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한다는 것이다. 앞서 <자기록>에는 주어진 것이면서 사회적인 것으로 이해되는 자아와 함께, 만들어진 것이면서 개인으로 이해되는 자아, 즉 그 본성을 개인의 특정 행위를 통해 이해하는 자아에 대한 인식이 담겨있다는 점을 주로 살펴보았다면, 4장에서는 이러한 논의들을 조씨의 글쓰기 행위 그리고 글쓰기 주체로서 자신을 인식하는 방식과 연결해보았다. 그 결과 조씨에게 글쓰기는 삶으로부터의 물러남이라는 의미에서 종사와 같고 물러남이라는 행위의 적극적 실천이라는 의미에서 투생과 같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의 글쓰기 방식은 곧 그녀의 삶의 방식과 같아서 글쓰기 과정이 곧 의심과 회의의 과정이고 그것이 죽음도 삶도 택하지 못한 조씨의 처지 자체라는 것이다. 또한 조씨가 글쓰기 주체로서 자신을 인식하는 것 역시 공적인 요구와 필요에 따라 글을 쓰는 주체와 개인적 감정이나 생각의 표현 그것 자체로 자신의 정체성을 획득하는 주체를 동시에 의미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결론적으로 조씨에게 글쓰기가 갖는 수행적 의미는 자신의 행위와 존재의 모순적이고 양가적인 양상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이며, 따라서 기록을 멈춘다는 것은 곧 삶을 멈추는 것을 의미한다.

keywords
자기록, 풍양 조씨, 자기서사, 수행적 의미, 열녀, 종사, 투생, Jagirok, performativity, self-narration, confucian ethics, a virtuous wo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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