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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men’s Political Revolution and Feminist Pamphlets as Writing: Pak Wan-sŏ’s 1980s Women’s Liberation Novels

Feminism and Korean Literature / Feminism and Korean Literature, (P)1229-4632; (E)2733-5925
2018, v.0 no.45, pp.7-36
https://doi.org/10.15686/fkl.2018..45.7
Kim EunHa

Abstract

1980년대의 박완서는 자본주의의 예리한 비판자로서 문단과 독자로부터 사랑을 받은 1970년대의 박완서와 달리 사회와 갈등 중인 고독한 작가이다. 1980년대 한국 사회를 무겁게 짓누른 것은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었다. “이 이야기(『살아있는 날의 시작』를 가리킴-필자)를 신문에 연재하는 동안 내가 접할 수 있는 독자의 반응이란 목청 높은 비난 아니면 냉랭한 무관심이었다. 고독한 작업이었다. 고독에 못이겨 주제를 흐지부지하거나 적당히 가당(加糖)하지 않고 내가 담고 싶은 메시지에 끝까지 충실했음을 내 나름의 성과라고 생각하고 자위하고 있다.”라는 작가의 고백은 재현 가능성을 초과하는 고통의 시대에 ‘여성’을 주제로 한 이야기를 쓰는 일이 쉽지 않았음을 암시한다. 그러나 “여성 문제는 그 부당함과 억울함을 고발하고 증거하지 않으면 안 될 문젯거리이고, 자신이 여성이라는 사실은 이 문제를 보다 심각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했”다는 작가의 고백은 급진적인 이념보다 페미니즘의 발화 지평이 더 좁은 1980년대 공론장에서 여성 작가는 ‘몫 없는 자’로서 여성의 목소리를 기입할 수밖에 없음을 역설한다. 1980년대 진보/보수의 진영론적 이분법이 형성한 ‘담론적 가부장제’는 여성들이 마주한 또 다른 현실이었던 것이다. 박완서의 여성해방소설이 여성문학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여성들의 글쓰기가 종래의 규범과 인습에 대한 순응이나 현실도피적인 즐거움이기 그치고 남녀 평등의 이상을 가진 여성 주체를 형성하기 위한 토대로써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투석’이나 “존대한 남성의 기득권에 방울 달기”로서 여성의 글쓰기에 대한 박완서의 발화는 1970년대 중후반부터 부상해 1980년대에 고조된 여성의 권리 투쟁들에 상응하는 페미니즘 프로파간다로써 글쓰기의 정치성에 대한 고민을 보여 준다. 박완서는 사회적 상상과 관념에 의해 부풀려지고 왜곡된 환상이 아니라 살아있는 실체로서의 여성과 여성을 포박하고 있는 현실을 실감나게 그림으로써 여성들의 자유를 향한 갈망을 촉진시켰다. 그것은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대한 의문을 깊이 들여다 보게 함으로써 여성들의 독서를 여성적 순응이나 도피가 아니라 불화와 계몽의 양식으로 전환시키는 한편으로, 여성 독자가 자신의 현실과 닮은 이야기를 가지고 다른 사람들과 토론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했다. 박완서의 1980년대 여성해방소설은 문학 장을 지배하는 문학중심주의, 남성중심주의, 엘리티즘으로는 그 의미를 온전히 포착할 수 없는 페미니스트 문화 실천의 한 사례였다.

keywords
박완서, 1980년대 여성 해방 소설, 진보적 공론장, 세계 여성의 해 선포, 페미니즘 팸플릿, 여성 독자 등, Pak Wan-sŏ, 1980s women’s liberation novels, progressive public sphere, declaring the worldwide year of women, feminist pamphlets, feminist pamphl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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