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메뉴

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ACOMS+ 및 학술지 리포지터리 설명회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서울분원 대회의실(별관 3층)
  • 2024년 07월 03일(수) 13:30
 

logo

보편을 분유(分有)하는 문학소녀들의 책읽기 —전혜린의 독서 노트와 베스트셀러 『데미안』의 탄생

A share of universality through reading by ‘Literature Girl’ —Jeon Hyerin’s essay and the reborn of Demian as a bestseller

여성문학연구 / Feminism and Korean Literature, (P)1229-4632; (E)2733-5925
2020, v.0 no.51, pp.251-283
https://doi.org/10.15686/fkl.2020..51.251
임진하 (서울대학교)

초록

이 글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 전혜린의 독서 노트를 통해 베스트셀러로 재탄생하였다는 사실에 주목함으로써 교양소설의 독자로서 여성의 존재를 문제화하고 그 문화사적 의미를 고찰한다. 1960년대 초반 한국에서 헤세는 전후 독일의 정신적 위대성을 알린 구도자이자 문호로 조명되었다. 그러나 전혜린의 수필집에 수록된 독서 노트를 계기로 『데미안』이 베스트셀러에 오름에 따라 헤세는 성장기의 애독서 『데미안』의 작가로 각인되기 시작한다. 독서 노트의 서두에서 전혜린은 『데미안』을 품에 안고 무덤에 들어간 여학교 동창에 대한 기억을 꺼낸다. 이 기억의 고백을 당시의 맥락 속에서 다시 읽을 때, 전혜린을 매개로 한 데미안 의 베스트셀러화는 교양소설이 형상화하는 근대의 상징적 가치에 대한 여성 독자의 욕망을 드러내는 사건으로 새로 읽히게 된다. 『데미안』이 상징하는 관념의 세계에 대한 매혹은 전혜린이 보편에 함몰되어 현실인식을 결여했다는 비판의 요인이 되어왔다. 그러나 전혜린의 수필은 그녀가 보편의 세계에 매혹되었으되 바로 그런 이유로 결코 보편이 될 수 없는 자신의 위치를 의식하며 소외를 경험하였음을 시사한다. 한국인이자 여성이라는 이중의 타자로서 보편의 언어를 욕망하였던 전혜린의 글은 서구 대 한국이라는 이항 대립을 가로지르며 그 내부적 균열들을 드러낸다. 독문학을 읽고 번역한다는 것은 이 같은 소외의 조건 속에서도 자율적인 내면을 소유한 인간으로서 자기를 주장하기 위한 과정이었거니와, 전혜린이 하나의 시대적 기호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보편을 분유하고자 했던 그녀의 욕망이 수많은 여성 독자들의 것이기도 했던 까닭이다.

keywords
Jeon Hyerin, gender, translation, bildungsroman, Hermann Hesse, Demian, reading culture, women readers, 전혜린, 젠더, 번역, 교양소설, 헤르만 헤세, 데미안, 독서문화, 여성독자

Abstract

This essay investigates the phenomenon of Herman Hesse’s novel Demian being reborn as a bestseller owing to Jeon Hyerin’s essay on the novel. It also complicates the position of female readers of this novel as a bildungsroman to examine the importance of its cultural history. In the early 1960s Korea, Hesse was recognized as a literary giant and a spiritual leader of post-war Germany. However, it was Jeon Hyerin’s essay which prompted Hesse’s novel Demian to become a bestseller, and for the German writer to be known as a writer of the most beloved coming-of-age novel. In her essay, Jeon Hyerin described Demian as a youth obsessed with pursuing existentialist questions and exploring the ‘idea’ of a human. She also wrote about a classmate of hers from girls’ school who had died after reading the novel under discussion. This, perhaps, could also hint at the reason why women who read her essay took an interest in Demian. The readers were captivated by the universal symbols of the modern age embodied in the novel as argued by Jeon Hyerin. I intend to argue that Jeon Hyerin’s essay suggests that she experienced alienation as a Korean woman, which encouraged her interest in universality despite the fact that the same universality would be denied to her for that very reason. It was also this very ‘universality’ that rendered Jeon Hyerin susceptible to criticism. Her emphasis on universality was seen as abstract and thus, lacking a historical consciousness. As a Korean, and as a woman, Jeon Hyerin experienced double othering which also ignited the need in her for a universal language. Her aspirations for universality revealed the internalized cracks which exist between the dichotomy of the West and Korea. Reading and translating German literature was a process for her to reclaim her position as a Subject within this framework. Jeon Hyerin is remembered as a cultural symbol because she was not the only one who desired to share universality through literature in that time. It was also the female readers of the time who also displayed the same desire.

keywords
Jeon Hyerin, gender, translation, bildungsroman, Hermann Hesse, Demian, reading culture, women readers, 전혜린, 젠더, 번역, 교양소설, 헤르만 헤세, 데미안, 독서문화, 여성독자

참고문헌

1.

김정진, 「헤르만·헤세의 문학과 생애—그의 서거에 부쳐서」, 『사상계』 제111호, 1962.9, 228-233쪽.

2.

전혜린,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동아PR연구소출판부, 1966, 56-58, 175-177, 180-181, 187-188쪽.

3.

표문태, 「전혜린과 전혜린의 글에 대하여」, 전혜린, 『이 모든 괴로움을 또 다시』, 동아PR연구소출판부, 1967, 1-16쪽.

4.

헤르만 헤세, 전혜린 외 역, 『노오벨상문학전집 5』, 신구문화사, 1964, 131-137쪽.

5.

『이대학보』

6.

『동아일보』

7.

『경향신문』

8.

권보드래 외, 『문학을 부수는 문학들』, 민음사, 2018, 246쪽.

9.

조혜정, 『탈식민지 시대 지식인의 글 읽기와 삶 읽기 2—각자 선 자리에서』, 또하나의문화, 1994, 161-162, 219쪽.

10.

사카이 나오키, 후지이 다케시 역, 『번역과 주체』, 이산, 2005, 90-92쪽.

11.

조앤 스콧, 공임순·이화진·최영석 역, 『페미니즘 위대한 역사』, 앨피, 2006, 65-67쪽.

12.

프랑코 모레티, 성은애 역, 『세상의 이치』, 문학동네, 2005, 27-31, 38쪽.

13.

김미영, 「1960~70년대에 간행된 한국 지식인들의 기행산문」, 『외국문학연구』 제50호, 한국외국어대학교 외국문학연구소, 2013, 9-34쪽.

14.

김복순, 「전후 여성교양의 재배치와 젠더정치」, 『여성문학연구』 제18호, 한국여성문학학회, 2007, 7-60쪽.

15.

김양선, 「1950년대 세계여행기와 소설에 나타난 로컬의 심상지리—전후 여성작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한국근대문학연구』 제22호, 한국근대문학회, 2010, 205-230쪽.

16.

박숙자, 「여성은 번역할 수 있는가—1960년대 전혜린의 죽음을 둘러싼 대중적 애도를 중심으로」, 『서강인문논총』 제38집, 서강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2013, 5-42쪽.

17.

서은주, 「경계 밖의 문학인—‘전혜린’이라는 텍스트」, 『여성문학연구』 제11호, 한국여성문학학회, 2004, 33-56쪽.

18.

서은주, 「[4·19 50년] 1960년대적인 것과 전혜린 현상」, 『플랫폼』 제20호, 인천문화재단, 2010, 34-37쪽.

19.

안미영, 「헤세 문학의 수용, 자기완성의 수신서」, 『어문론총』 제73호, 한국문학언어학회, 2017, 115-154쪽.

20.

이용희, 「1960~70년대 베스트셀러 현상과 대학생의 독서문화—베스트셀러 제도의 형성과정과 1970년대 초중반의 독서 경향」, 『한국학연구』 제41호, 인하대학교 한국학연구소, 2016, 43-76쪽.

21.

이창남, 「한–독 성장소설 비교연구 (1)—독일 성장 소설의 통시적 전개와 비교문학적 함의들」, 『괴테`연구』 제21호, 한국괴테학회, 2008, 89-110쪽.

22.

이현석, 「1960년대 문학 감수성의 기원 낭만주의, 미적 형식 그리고 문학사적 연속성」, 『한국현대문학연구』 제56호, 한국현대문학학회, 2018, 397-461쪽.

23.

이행미, 「전혜린의 젠더의식과 실천적 글쓰기」, 『여성문학연구』 제46호, 한국여성문학학회, 2019, 117-160쪽.

24.

장순란, 「한국 최초의 여성 독문학자 전혜린의 삶과 글쓰기에 대한 조명」, 『독일어문학』 제21호, 한국독일어문학회, 2003, 149-174쪽.

25.

정은경, 「전혜린 신화와 평전 연구」, 『우리문학연구』 제44호, 우리문학회, 2014, 759-798쪽.

26.

천정환, 「처세·교양·실존—1960년대의 ‘자기계발’과 문학문화」, 『민족문학사연구』 제40호, 민족문학사학회, 2009, 91-133쪽.

여성문학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