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229-4632
〈변강쇠가〉에 관한 연구 중 성 담론, 특히 여성의 성과 관련한 논의를 정리하면, 음욕에 대한 징계로 해석하거나, 반대로 가부장제에 의해 희생되는 여성성을 드러내어 사회적 억압을 폭로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경우, 그리고 성적 유희의 한 양상으로 바라보았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면 〈변강쇠가〉를 지배하고 있는 정조는 죽음과관련된다는 점에서 〈변강쇠가〉의 성 담론은 너와 나 사이의 담을 없애고 세상과소통하는 바흐친의 축제적 구조가 환기하는 성과는 사뭇 다르다. 도리어 매력적인 생명의 탄생 과정이면서 동시에 죽음을 환기하는 아브젝트로서의 성에 더 가깝다. 아브젝트 예술은 바로 그러한 아브젝트와 아브젝시옹을 통해 성, 특히 여성성에 대한 가부장제의 문제를 제기하는 예술이다. 조 스펜스의 〈정물〉은 닭고기, 야채, 과일 등과 더불어 가격이 매겨진 여성의 인공 유방을 함께 두어 여성을 식욕의 대상으로 비하하고 있다. 이는 〈변강쇠가〉의 ‘기물타령’과 동질성을 보인다. ‘기물타령’에서 역시 여성의 성기는 전경화되면서 각종 음식물로 비유되고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렇게 나열된 음식을 통해 환기되는 것이 죽음과 관련된제사상이라는 점은 〈변강쇠가〉의 ‘기물타령’, 나아가 〈변강쇠가〉를 아브젝트 예술로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본고의 목적은 〈변강쇠가〉의 ‘기물타령’과 옹녀의 사라짐이라는 문제를 아브젝트 예술의 관점에서 살피는 것이다. 여기에는 여성의 신체에 대한 파편화와재구성, 그리고 그것에 대한 응시를 통해 ‘보여지는 주체’의 문제와 탈맥락화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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