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229-4632
본고는 연결신체 이론을 모색하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구비설화에 보이는 어머니의 신체에 주목해 모성 또는 모성성의 의미를 재해석하고자 했다. 구비설화에서 어머니–신체는 다음과 같은 양상으로 구현됨을 확인했다. ‘손병사 모친’ 설화에서처럼 훌륭한 아들을 낳고 기르는 어머니일 때, 규범적 모성(여성)성의 틀을 벗어나는 형태까지 허용된다. 효자 아들을 만들어내는 도구적 신체로서의 병든 어머니는 제한적으로 용인되는데, 효 이데올로기의 강화를 위해 존재하는 병든 어머니 신체는 딜레마 상황에서 효성의 진위, 정도를 규명하는 도구가 된다. ‘어머니 폭로로 잃은 명당’에서 보이는 어머니–신체는 가족주의에 위협이 되는어머니의 존재에 대한 비난과 배제의 방식으로 드러난다. 어머니의 신체를 아들 낳는 도구로만 인정하는 태도나 돌보는 대상으로서만제한하는 것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 폭력적이고 야만적인 방식으로 어머니의 몸을 제한하는 부계 혈통 영속의 기획은 이러한 설화의 존재 자체로 이미 도전받고있었다고 생각된다. 편협한 가족주의에서 벗어나 가족의 경계를 해체하고 새로운 연결성을 모색하는 설화의 해결 방식은 가부장제의 기획을 단절함으로써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