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글 「이상적 부인」(1914)에서 ‘노라’에 대한 동경을 보였던 나혜석은 1921년『인형의 가』에 삽화를 그리고 시 「인형의 가」를 발표했으며 단행본 『노라』 (1922)에 ‘노라’라는 제목으로 가사를 실었다. 첫 세대 신여성 나혜석은, 김우영과 이혼 후 ‘인형의 집’을 나선 노라의 삶을 몸소 살아냈다. 삶의 전반에서 몰락하고 고립되었으나 자신의 삶과 예술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는 1933년 자전 소설로 알려진 『김명애』를 쓰고 소설 「현숙」(1936), 「어머니와 딸」(1937)을 발표하며 작가로서의 활동을 이어갔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주목되지 않았던 「현숙」 과 「어머니와 딸」은 「경희」(1918)와 연결시켜 분석할 때 새로운 의의를 발견할수 있다. 「현숙」과 「어머니와 딸」은 ‘인형의 집’ 입성을 거부하는 여성들을 통해 ‘조선의 노라’의 현실을 서사화하였다는 점에서 신여성 ‘경희’의 1930년대 후일담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들을 재독함으로써 1920~1930년대의 신여성 담론과 여성의 문제를 연속적인 시야에서 논의할 수 있다. 나혜석은 소설로 쓴 ‘노라이즘’을 통해 전근대의 억압과 근대의 모순이 결합된 조선식(式) 인형의 집을 존속시키는 결혼과 가족제도를 모두 비판하고 있으며 이는 특히 군국주의가 강화되며 가족주의와 양처현모 담론이 강조되었던 1930년대의 맥락을 고려할때 새롭게 평가될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본고는 ‘신여성’이 아닌 ‘작가’로서의 나혜석에 대한 관심으로 나혜석 문학 연구의 방향을 선회하여 나혜석 문학을 총체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Na Hye-seok, who displayed her admiration for Nora in her first work of writing Ideal Girl (1914), drew an illustration in “A Doll’s House” (1921), released a poem titled “A Doll’s House,” and included the lyrics to the song “Nora” in the book Nora (1922). Na Hye-seok, a first-generation “new woman,” was understood to be Nora of Joseon, who left the doll’s house after divorcing Kim Woo-young. Nevertheless, she never gave up on life and art. She published the novels Hyunsuk (1936) and Mother and Daughter (1937). These works can be newly evaluated in comparison with the representative work Kyunghee (1918). Both novels can be seen as behind-the-scenes stories of Kyung-hee. The author accuses the reality of being “Chosun’s Nora.” Na Hye-seok criticizes marriage and family systems that combine pre-modern oppression and modern contradictions through the Noraism contained in in these novels. By rereading these novels together, the discourse on new women in the 1920s and 1930s and the problem of women can be discussed from a continuous perspective. In addition, this study argues that research on Na Hye-seok’s writings should shift its focus to Na Hye-seok as a writer, not as a “new woman.” It is hoped that this will lay the foundation for studying the internal continuity of Na Hye-seok’s liter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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