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229-4632
본 연구는 해방과 전후로 이어지는 국가재건의 과정 속에서 감각화된 여성 주체의 등장에 주목해 강신재 초기 소설의 유미주의적 특징을 살펴보고 있다. 강신재 소설이 주류문단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었던 까닭이 “수직적인 초월, 도덕적인 초월”(김현)을 거부하는 여성의 욕망을 담고 있기 때문이며 이렇듯 윤리, 법, 규범, 이념 등 상징계 질서를 거스르는 방식으로 이성보다는 감각을 중시하는 글쓰기 방식이 사용되고 있음을 주목했다. 그녀의 소설적 페르소나들은 규범이 아니라 자신의 감각에 의존해 사물의 미추를 판단한다는 점에서 유미주의자들이다. 유미주의는 삶을 정열적으로 경험하려는 것인데, 이렇듯 삶에 대한 열정적 추구는 사물의 판단의 심급이 바로 자기, 즉 감각하는 자기에게 있다고 믿는 것이기에 사회적 규범을 넘어서는 욕망을 옹호하거나 주장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유미주의자는 오만한 쾌락주의자의 형상을 띠며 사회적 질서에 반하는 퇴폐주의자가 되기도 한다. 강신재의 감각적인 혹은 감각을 신뢰하는 둔 글쓰기는 서구화, 근대화와 함께 새로운 감각이 유입되고 이에 대한 매혹만이 아니라 사회적 공포가 등장한 사회적 현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결코 반시대적이거나 비현실적이지 않다. 해방과 전후로 이어지는 격변의 역사 속에서 출현한 감각적이고 소비주의적인 문화와 도시문화의 발흥, 그리고 이에 대한 전후 한국사회의 공포와 두려움이 여성-감각을 매개로 표출되는 지점을 포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사회적 혼란에 대한 공포가 조화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이방인, 괴물, 즉 타자로 표상되는 집단이 양공주, 미망인, 도시 여성 등 여성하위주체들이라는 점을 드러낸다. 50년대의 성의 정치, 즉 하위주체 여성의 몸이 전통과 서구, 식민과 탈식민의 정치가 첨예하게 맞물리는 지점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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