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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월(홍익대학교) pp.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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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고는 해당 분류 체계가 어떻게 질서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는지, 그 결과 전체 설화와 여성 관련 설화를 어떤 것으로 인식하게 되었는지 살펴본다. 궁극적으로는 기존 설화 분류가 기반하고 있는 담론의 질서를 살펴봄으로써 여성주의적 설화 분류가 어떤 방식으로 가능할 수 있는지 가늠해 보고자 한다. 1970년 장덕순의 『한국설화문학연구』는 실재론적 분류를 수행한 대표적인 예이다. 이러한 분류 체계에서 설화라는 대상은 삶을 반영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1985년 조동일의 『한국구비문학대계』 분류는 관념론적 분류를 수행한 대표적인 예이다. 여기에서 설화는 사회의 산물이 아니라 고유한 논리를 가진 자율적 대상으로 이해된다. 구분되는 담론의 질서는 같은 대상을 다른 방식으로 인식하게 한다. 『한국설화문학연구』의 분류는 현실에서 범주화된 연쇄나 사슬의 이미지를 가진다. 그러한 연쇄나 사슬은 그것이 이어지지 않은 세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여성 관련 설화는 바로 그러한 연쇄나 사슬이 끊긴 부분에 위치한다. 이 분류 모델에서 여성의 다양한 경험과 여성 인물의 풍부성은 누락되거나 축소된다. 『한국구비문학대계』의 분류에서 설화는 자체의 논리에 따라 일정 크기로 구획된다. 그러나 젠더로 구획된 구간이 없는 상황에서, 여성 관련 설화는 각각 다른 칸에 해체되어 임의적으로 배치된다. 설화 분류의 생산과 수용은 여성 설화의 누락과 해체를 묵인하고 승인하는 방향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되었다. 여성 관련 설화는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에 따라 축소되거나 주변부에 배치되기도 하고, 객관과 중립의 신화에 의해 탈젠더화 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에 호명되지 않고 그렇다고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로부터의 자유를 쉽게 선언하지도 않으면서 여성 관련 설화를 분류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본고는 이를 위해 어떤 허구가 필요한가를 질문한다.

김경미(이화여자대학교) pp.3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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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이 글은 임윤지당의 예를 중심으로 여성 지식인에 대한 남성 지식인의 평가가 변화하는 과정을 살펴본 것이다. 임윤지당은 당시 여성에게 요구된 지식의 경계를 넘어 남성의 지식 영역으로 들어가 성리학을 연구하고 글을 남겼다. 박윤원, 유한준과 같은 당대의 성리학자들은 임윤지당의 학문 세계를 그녀의 오빠이자 조선을 대표하는 성리학자인 임성주의 아류로 보거나, 부녀자의 학문이라고 해서 저평가하지 않고 남길 만한 업적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임윤지당의 학문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강정일당의 학문을 평가하는 데도 중요한 근거로 작용했다. 남성 지식인이 임윤지당의 학문을 인정한 근거는 첫째, 임윤지당의 학문적 견해가 깊이가 있고 역사에 대한 견해가 정밀하고 논리적이라는 점, 둘째, 여성의 글일지라도 훌륭한 글이라면 공자나 주자도 인정했다는 점, 셋째, 임윤지당의 학문적 성취는 공자나 주자가 인정한 여성들의 것보다 못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를 근거로 박윤원, 유한준 등은 여성의 글이라고 해서 묻혀 있게 해서는 안 된다고 하며 임윤지당의 학문세계와 문장이 갖는 의미를 높이 평가했다. 임윤지당에 대한 남성 지식인들의 인정은 강정일당을 평가하는 데도 영향을 미쳤다. 임윤지당의 예는 임윤지당이라는 한 개인의 학문에 대한 인정에서 여성의 학문에 대한 인정으로 확대되는 것을 보여주고, 성리학 전통에서 목강(穆姜), 범녀(范女) 등 여성 지식인의 존재와 연결시키면서 묻혀 있던 여성 지식인의 계보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는 조선 후기 남성 지식인의 여성 지식인에 대한 평가가 변화하는 지점을 보여준다는 것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서은주(용인대학교) pp.6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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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중반의 담론 장 혹은 문학 장에서 교육받은 여성이 어떻게 재현되는지를 추적한다. 이를 통해 ‘지성의 결핍’이라는, 여성에 대한 매우 오래된 고정관념의 문제성을 환기시키고자 한다. 사실 이 시기 지식인·엘리트여성은 성장주의적 근대화 프로젝트라는 틀 안에서 국가 이데올로기로의 강력한 동원체제와 자본주의적 속물성에 노출되었고, 다른 어떤 계층보다 쉽게 그것에 순응한 측면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동시에 고등교육의 수혜와 사회적·문화적 자극 등을 통해 계급적·젠더적 자의식이 형성·분화되어 저항적 지향성도 표출되었다. 당대 담론 장에서는 교육받은 여성의 반지성과 속물성을 지적하는 글들이 제출되었고, 이는 결과적으로 이러한 고정관념을 확대·재생산하는 데 일조한다. 그러나 교육받은 여성에 대한 부정적 재현만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이 시기 박순녀 소설은, 교육받은 여성 인물들을 통해 젠더·정치체제·물질주의 등의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시시비비(是是非非)’함으로써, ‘비판적 지성’을 인상적으로 재현하고 있다. 다만 박순녀 소설이 지식인 여성과 하층계급 여성들과의 관계 맺기나 연대에 소극적이어서, 그에 대한 기억할만한 문학적 재현을 갖지 못한 점은 아쉽다. 그럼에도 분명 「어떤 파리」로 대표되는 그녀의 이 시기 소설은 ‘비판적 지성’의 한 사례로서 기억되어야 할 것이다.

Abstract

This article explores how women who have been educated in the discourse or literary field of the late 1960s and early 1970s are reproduced. Through this, I want to recall the problem of the outdated stereotype of women having ‘a lack of intellect.’ In fact, in this period, intellectual and elite women were more likely to be influenced by the powerful mobilization of the state ideology of a growth-oriented modernization project and capitalist snobbism than were women of other social classes. At the same time, however, their classical and gendered self-consciousness was formed and differentiated through the benefits of higher education and social and cultural stimulation. As a result, resistibility was also found. In the discourse of contemporary history, articles pointing to the anti-intellect and snobbishness of educated women were submitted, which in turn contributed to the expansion and reproduction of these stereotypes. Of course, there was no negative representation of educated women. In this era, the novels of Park Sun-yeo are impressively reproducing “critical intellect” by educating female characters through “telling right from wrong” in a wide range of fields, such as gender, political systems, and materialism. Of course, it is regrettable that her literature seems passive in constructing the relationship or solidarity between intellectual women and lower-class women, and it has not included a memorable literary representation of this. Nevertheless, her novel, which is clearly represented as “A Paris,” should be remembered as an example of “critical intellect.”

최은경(서울대학교병원) pp.103-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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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성 혁명 제도 이외에 러시아 혁명이 전 세계 여성사에 족적을 남긴 부분 중 하나로 모성 보호가 있다. 혁명 러시아에서 수립된 모성을 보호하는 제도는 모성 보호의 사회주의적 비젼과 함께 국내에 소개되었고, 식민지 조선에서도 중요하게 촉구하는 과제가 되었다. 본 논고는 러시아 혁명 이후 일제강점기 조선에 도입된 모성 보호 요구 및 담론의 특징을 개괄적으로 살펴보는 데에 주안점을 두었다. 러시아에서 제시한 모성 보호의 사회주의적 비전은 노동으로부터의 건강 보호, 여성을 보호하는 차원의 모성 보호였고 이는 당시 식민지 조선의 여성 사회주의자들과 노동자들의 주요한 요구 중 하나였다. 그러나 당시 조선 사회의 모성 보호 요구가 러시아 정부와 서구 사회주의적 비전을 그대로 수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서울연합소아건강구제회”에서 보듯이 고정적인 성역할, 여성과 아동에 대한 구원, 모성에 대한 교육을 중심으로 한 보수적인 기독교적 모성 보호 운동 또한 중요한 모성 보호의 흐름이었으며, 대표적으로 소개된 모성 보호 논자였던 엘렌 케이의 사회적 모성 논의 또한 당시 조선 사회에서는 모성의 역할 자각, 여성의 역할 자각과 계몽, 국가에 대한 요구로 단순화되었다. 이는 사회주의적 모성 보호 논의가 추상적인 여성 해방의 다양한 논의들 속에 변주되면서 피상적으로 변했음을 보여준다. 1930년대 이후 다양한 직업 여성 건강 담론 속에서는 모성 보호 및 여성의 권리 논의는 찾아보기 어려워졌는데, 이는 모성 보호에 대한 당대 조선 사회 (여성) 담론의 한계를 드러낸다.

Abstract

The most important influence that the 1919 Russian Revolution had on women’s history, other than the sexual revolution, would be the maternal protection system. The protective system for mothers and infants, established in revolutionary Russia, was introduced with a socialist vision, which became an essential challenge among women socialists in colonial Korea. This paper focuses on summarizing the characteristics of the arguments and discourses surrounding maternity protection. The socialist vision of maternity protection initiated in revolutionary Russia involved health protections from hazards in the workplace, and it became the main argument among women socialists and workers in colonial Korea. However, the maternity protection arguments in colonial Korea reflected neither the vision of the maternity protection system from revolutionary Russia nor western socialism itself. As in the case of “The Seoul Child Welfare Union,” the conservative maternity protection movement stemmed from Christianity, while the advocation for fixed gender roles, the salvation of women and infants, and education for maternity were other influential ones. In addition, the arguments regarding social motherhood from Ellen Key, a prominent figure in maternalism, were simplified as self-awareness of the roles of mother and woman and as claims to the state. It shows that the socialist argument for maternity protection was variated, and it became superficial in the context of arguments for the emancipation of women. The arguments for the necessity of maternity protections and the rights of female workers disappeared in the discourses, replaced by arguments for protecting the health of female workers in the 1930s. This shows the limits of the discourse regarding maternal protections in colonial Korea.

이태숙(단국대학교) pp.13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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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대문학사에서 근대성은 동일성의 근대성으로 시작되었다. ‘이식문학’으로서의 근대성을 극복하고자 하는 내재적 발전론이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근대성을 차이를 통해서 고찰하는 방법론적 전환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구인회와 관련하여 모더니즘 작가로 분류되어 왔던 김유정 소설에 대한 새로운 시각에서의 접근은 그의 문학을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푸코의 근대적 신체는 그것이 규율과 통제라는 정치적 규정성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근대성을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한 방법이다. 유랑농민의 아내로서 성매매에 내몰렸던 ‘들병이’는 김유정 소설의 가장 특징적인 요소이다. ‘들병이’는 일제강점기 식민지 경제정책의 왜곡과정에서 농촌에서 내몰리고 도시로 들어올 수 없었던 농민들의 상황을 보여주는 존재이다. 누구의 소유도 아니면서 모두의 소유이기도 한 유랑농민의 아내로서 들병이의 신체는 푸코의 유사-주체가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카페의 여급이나 기생과 달리 신체를 통한 권력의 형성이 망 속에서 규정된다는 점에서 아감벤의 경계적 신체로서의 성격도 보인다. 정치적으로 규정된 신체라는 의미에서 들병이의 신체는 생명권력과 연결되고, 권력으로부터 벗어나 사물화 된다. 이렇게 하나의 ‘순수 형태’로 삶을 영위하게 되는 들병이는 그의 위상이 가지는 의미 때문에 근대성이 발현하고 확장되는 존재가 된다.

Abstract

Modernity in the Korean modern history of literature started from modernity of identity. To overcome the modernity of ‘transplant literature,’ the immanent development theory requires a methodological transition. From that viewpoint, accessing a new perspective of Gim Yu-jeong, who is classified as a modernist in relation to Guinhoe, will demonstrate the possibility of a variety of interpretations. The modern body of Foucault is a useful method that can explain modernity, because it is made by a political regulation in discipline and control. '들병이', who is a wife of a peasant farmer, is driven into prostitution. She is a characteristic element in Gim Yu-jeong’s novel, and her existence shows the situation of the farmers. They were kicked out of the country and forced into the city under the colonial economic policy during the Japanese colonial period. The body of ‘들병이’ is not everyone’s possession, but under everyone’s ownership; this shows the process of forming a quasi-subject. Her identity is different from that of the waitress in the cafe or traditional gisaeng; her character and power are regulated and formed at networking. This is similar to the boundary body of Agamben. The body of ‘들병이’ is regulated by politics, that is, it is connected to bio-power. Out of power, she is materialized, and then she can live as a ‘pure form.’ Her location makes meaning, and this allows her existence to manifest and expend modernity.

권창규(포항공과대학교) pp.159-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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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가족을 호혜적으로 보고 교환은 폭력적으로 보는 이분법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했다. 김유정의 소설 속에는 단출한 형태의 부부 단위의 가족이 생존을 도모하는 과정에서 도박이나 사기, 도둑질, 성매매와 인신매매를 하는 모습이 많이 등장한다. 본 연구는 토지로부터 떨어져나간 농민들의 일탈 행위가 식민지 자본가의 착취로부터 탈피하고자 하는 시도에서 출발했다고 보았으나 일탈 과정에서 보이는 또 다른 착취 양상에 주목했다. 바로 가부장제에서 남성 가장이 성(젠더) 위계와 연령 위계에 따라 가족 성원을 착취하는 양상이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는 가부장 가족제도 내에서의 증여자의 권력이 시장 교환의 폭력성과 어떻게 결탁하고 경합하는지에 대해 논의했다. 본 연구는 주로 여성 소외 노동의 극단화된 형태인 성매매와 인신매매에 주목했고 직업적인 성노동을 통해 착취 구조가 형성된 들병이 부부의 생활을 다루었다. 이를 통해 아내의 성노동을 착취하는 남편이 지닌 가부장 자본가로서의 면모와 아내의 해방 가능성을 함께 논의했다.

Abstract

There are many nuclear families isolated from lands in Gim Yu-jeong’s work. The proletarian families engaged in deviant behaviors in the colonized rural districts during the 1930s, but the exploitative features of their behaviors should be discussed using the marital feudalism structure . This study focused on the gender and sexuality discrimination in a patriarchal structure. In concrete, women trafficking and women’s sex work in purchasing marriage lives were discussed in the study. The possibilities of women’s liberation from the patriarchal structure, as well as men’s transformation into masculine capitalists, were discussed in terms of the conflict between patriarchal power and monetary power.

박지영(성균관대학교) pp.185-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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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 연구는 『채털리부인의 연인』과 음란죄 재판의 대표적 판례인 이 텍스트를 대상으로 수행된 서구 및 일본의 음란죄 재판 판례의 번역을 통해서 해방 이후 70년대까지 수행된 불온/외설 담론의 젠더/섹슈얼리티/계급 정치에 대해서 살펴보는 것이 목적이다. 서구, 특히 일본에서 음란죄로 번역자와 출판인이 유죄판결을 받았던 예와 달리, 우리의 경우는 이 텍스트가 출판 금지 처분을 받지 않았다는 데 문제의식을 착안하였다. 그 과정에서 이러한 상황은 당대 검열 상황이 진보적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냉전 체제 하 경직된 정치 검열 상황과 서구 고전 텍스트를 읽히려는 당국의 독서 정책에서 나온 결과였다는 점을 밝혔다. 또한 이 텍스트가 작가의 의도대로 제대로 번역되지 않고 이미 유부녀의 불륜을 미화한 음란한 외설서로 풍문으로 인식된 까닭에 굳이 통제할 필요성을 못 느낀 것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텍스트에 대한 서구와 일본의 음란죄 관련 판례는 한국의 음란죄에 대한 인식은 물론 실제 재판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그 결과 음란죄 대상 텍스트였던 소설 『반노』는 무죄선고를 받기에 이른다. 그러나 『채털리부인의 연인』에서 콘스턴스의 욕망이 제대로 가치있게 번역되지 못했던 것처럼, 검열과의 대대적인 싸움을 벌였던 『반노』 텍스트와 재판 과정에서도, 여성의 성적 주체성은 존중받지 못하고 무시되었다. 이 모두 오랫동안 에로티즘에 관한 생산적인 논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던 탈식민 국가, 한국의 보수적인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다. 또한 여기에는 개발독재 체제 하 통치자들의 위계화된 계급, 젠더/섹슈얼리티, 가부장제적 남성 중심주의 등 전근대적인 사회 인식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이선옥(숙명여자대학교) pp.225-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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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잡지 『여학생』에 나타난 소녀의 개념을 분석하고, 박정희정부가 주도한 근대화프로젝트의 국민만들기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 특징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여학생』잡지는 1965년 창간된 이후 1990년까지 지속적으로 발간된 대표적인 여학생잡지이다. 1차 작업으로 살펴본 1960년대의 특징은 여성으로 성장하는 전단계로서 사춘기 소녀라는 개념이 등장하고, 센티멘탈한 감정과잉과 불완전한 신체로 소녀의 개념이 구성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었다. 과잉감정과 사춘기의 취약한 신체 관리를 통해 구성해내는 이상적 소녀상은 수줍은 제복의 여학생이다. 피흘리는 신체, 출산하는 몸이라는 육체성을 지우고, 감정 역시도 제도화된 육체에 깃들 수 있는 수치심을 드러내는 발그레한 볼로 이미지화된다. 이러한 소녀를 규율하는 방식이 생활표준화와 이를 뒷받침하는 과학담론들이다. 사춘기라는 과학담론은 이러한 소녀의 특징을 의학적으로 설명하고 자연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불안한 감정과 신체를 과학적으로 인식하고 합리적으로 잘 관리하는 것이 이상적 소녀로 제도화된다. 특히 일상의 과학화, 신체의 과학적 설명, 남녀의 특성에 대한 의학적 설명, 합리적 에티켓, 행동윤리 등으로 과학적 담론을 통해 규율이 신체화되고 있음도 알 수 있었다. 흔히 청소년은 남성/여성으로 성장하기 이전 단계로 젠더 정치학의 작동이 명확하지 않은 시기로 이해되곤 한다. 그러나 박정희프로젝트의 국민만들기에서 ‘수줍은 제복의 소녀’는 강철신체로 상징되는 남성노동력을 구성해내는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판단된다. 남성국민주체가 혐오하고 버려야 하는 감정과잉, 오염된 신체 등 인간적 취약성을 투사하고 관리하는 방식이 새롭게 탄생한 소녀의 개념이라 볼 수 있다.

Abstract

This study analyzes the concept of the girl in the magazine “yeohagsaeng,” and it aims to analyze the characteristics of how the modernization project led by the Park Chunghee government is linked to the making of the people. Then, it explores how scientism reframes gender, as there is a link between scientism and the reconstruction of gender. Most studies from the 1960s centered on the Cold War and militarism, the Saemaul Undong (the campaign to boost productivity by reforming the whole country), and the productivity discourse. While analyzing intensively the productivity discourse of Park Chunghee’s project, which was to follow the speedy modernization, the study extracts scientism from the values that it uses as essential ideology. The characteristics of the 1960s in the magazine “yeohagsaeng,” which were examined, appeared along with the concept of the puberty girl as a woman who grew up as a woman. There were many scientific and medical discourses on the puberty girl. The Ideal Girl Award, which consists of the overemphasizing and vulnerable physical management of puberty, is a shy schoolgirl. It is institutionalized as an ideal girl to recognize uneasy feelings and body scientifically and to manage them reasonably well. Often, adolescence is understood as a time when gender politics is unclear at a stage prior to becomingamale/female . However, in the making of the people in the Park Chunghee project, it is judged that the “girl with a shy uniform” is an essential process for constructing the male labor force symbolized by the steel body. The concept of a girl can be seen as a way of projecting and managing human vulnerabilities, such as emotional overgrowth and a contaminated body that the male labor command despises and abandons. Because it is a scientific explanation, it is considered reasonable to divide emotion and reason, weak body and steel body. However, it is not a science, but a scientism that uses science as a magical helper for the making of the people of the Park Chunghee government.

이은영(아주대학교) pp.255-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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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고는 1990년대의 한국현대시사에서 주목할 만한 여성의 시선을 드러낸 대표적 시인인 박서원의 시에 나타난 죽음과 부정성을 멜랑콜리와 그로테스크적 표현양상에 연결시켜 논의하였다. 멜랑콜리는 대상상실에 대한 반응으로 리비도가 자아로 향하는 상태다. 시인의 멜랑콜리는 이러한 상태를 삶에 대한 환멸과 부정의식으로 그로테스크하게 표출한다. 이런 점에서 죽음에 대한 감정적인 수사가 지니는 의미는 문제가 된다. 이에 따라 본고는 박서원이 추구한 멜랑콜리적인 죽음과 부정의식이 그로테스크한 표현으로 나타나는 양상을 분석하였다. 그로테스크한 멜랑콜리의 표현은 박서원의 대상상실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바라보게 한다. 죽음의 포즈만이 있을 뿐, 상처의 근원은 드러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시를 자세히 살펴보면 시인의 대상상실은 사랑에 대한 욕동과 그것의 상실이다. 그로테스크한 표현에 대한 탐색은 시인이 나를 타자화한 대상으로 여기면서도 동시에 자신에 대한 죽음의 욕동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로테스크한 표현은 멜랑콜리적 자의식 속에 드러나는 공포와 불안한 자의식을 보여준다. 자신의 주체성이 대상에 종속되어 있는 상황 속에서 박서원의 시는 멜랑콜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항상 멜랑콜리의 상태에 처해있는 것이다.

김양선(한림대학교) pp.283-287

여성문학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