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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선(한림대학교) pp.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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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고는 ‘공동의 기억’에 의거한 ‘집단적 정체성’의 구축이라는 맥락에서 광주항쟁 관련 문학/문화 텍스트를 보고자 한다. 특히 집단적, 개인적 트라우마가 지닌 젠더적 특성, 기억과 그것의 서사화가 지닌 젠더적 성격은 광주항쟁 문학/문화를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하는 데 유효한 관점이 될 수 있다. 광주 항쟁 관련 문학/문화 생산물들이 일종의 대항 기억이라고 본다면 지금까지의 기억 투쟁의 과정에서 ‘젠더’는 부재한 것, 존재한다 하더라도 형제애에 기반한 남성 공동체의 투쟁 의식이나 부채 의식을 극적으로 재현하는 데 전유되었다고 볼 수 있다. 즉 항쟁 기간 동안 그리고 항쟁 이후 여성의 역할과 경험을 축소하거나 말하지 않기, 살아남은 자(남성)의 부끄러움, 수치심을 ‘누이’ 혹은 ‘어머니’로 형상화하는 남성들의 기억의 방식은 젠더정치학과 관련이 있다. 따라서 국가의 공식 기억에 대항하는 항쟁 관련 기억들 역시 해당 집단의 정체성을 공고히 구축하기 위한 ‘만들어진 전통’임을 인정하고, 젠더화된 문화적 기억을 해석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여성 자신의 기억이 가장 실감있게 구현된 부분은 증언자료집에 실린 증언물들이다. 광주항쟁 증언자료집 속의 증언주체인 여성, 소설 속에 그려진 여성들의 경우 투쟁 일지에서 볼 수 있는 사건의 전개양상, 항쟁의 종합적인 면모보다는 주변적인 상황, 일상성과 관련된 에피소드들을 더 잘 기억하며, 이 일상적인 것 중심으로 증언을 한다. 이 집단적 인 증언 자료들은 여성 피해자 ‘집단적 정체성’의 형성에 기여한다. 특히 몸의 기억을 언어화하는 일은 여성이 진술하는 적극적인 대항기억의 하나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대항기억으로서의 몸의 기억은 증언물 뿐만 아니라 문학작품에서도 남성과 여성의 경험과 기억을 가르는 주요한 준거가 될 수 있다. 항쟁과 항쟁 이후에 대해 여성으로 말하기는 남성중심의 형제애의 발현으로 항쟁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여성을 대항기억을 주도한 ‘집단정체성’의 장으로 불러내는 데에 기여할 것이다.

신지연(경희대학교) pp.3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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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이 글은 오월광주-시의 주체화 메커니즘을 젠더적 관점에서 접근하여 그 의 미를 규명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첫 번째로는 화자의 두드러진 존재감과 언어 의 상징적.은유적 기능이 복합적으로 연관되는 양상을 살폈다. 이념-공간으로 서의 ‘광주’와 가족화된 여성 어휘는 상호지시적 관계를 통해 ‘시적 오월광주’라 고 할 만한 세계를 창출한다. 이때 '여성'은 오월광주를 의미화.언어화하는 주체에서 배제된다. 다음으로는 5월 비극의 전형으로서 ‘젖가슴이 잘린 여학생’과 ‘대검에 찔려 죽은 임산부’가 가장 자주, 그리고 반복적으로 선택되는 이유를 검토하였다. ‘젖 가슴이 잘린 여학생’을 표상하는 데에는 일차적으로 성적 순결함에 대한 이념 이, 그리고 ‘대검에 찔려죽은 임산부’의 표상에는 가부장적 정상 가족에 대한 이데올로기가 개입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이때 국가권력에 저항하는 정치적 주체화는 가족을 보호하는 가부장적 주체화 과정과 동일시된다. 젠더 정치학의 관점에서 볼 때 오월광주-시는 보수적인 경향을 지닌다. 가 족 이데올로기는 텍스트 전체를 관할하는 강한 구심력으로 작동하며 공/사 영역에 남성/여성을 배치한다. 마초적인 당대 지배권력에 대한 저항은, 그 지배권력의 작동 기제를 일부 복사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었다. 고정희의 .프라하의 봄 8.은 이 아이러니를 넘어서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시이다. 오월광주에 대한 일정한 해석과 의미 부여를 거부하는 이 시는, 오월광주를 의미 화하는 주체들이 피하고 싶어 한 ‘외상적 중핵’을 보여준다.

이경(진주국제대학교) pp.75-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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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 논문은 비체와 우울증이론을 원용하여 5․18소설을 해석함으로써 여성주체의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5․18소설은 미적 형상화와 증언의 소명의식이라는 상반된 노선을 취함에도 불구하고 여성성에 관한 한 양 경향은 크게다르지 않다. 5․18소설의 계보에서 여성은 누락되거나 비가시화되는 경향이강하다. 소설 속의 여성인물은 국가권력의 무력한 피해자이거나 피해자 남성을반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하여 본 연구는 젠더의 관점에 착안하여 피해자화와 타자화로 고착된 여성의 의미를 넘어서고자 하였다. 비체abject와 우울증melancholia 이론은 권력/ 타자, 능동/수동, 남/녀의 간극을 가로지르는 여성주체의 역할을 설명하는 좋은준거가 된다. 우울증이 상실한 대상을 합체하여 주체를 구성하는 것이라면, 비체는 주체/대상의 경계를 위협하는 존재이다. 경계에 대한 의심과 부정이라는점에서 양자는 상통한다. 비체의 귀환과 우울증의 윤리는 여성들로 하여금 주체의 잠재력을 획득하게한다. 비체와 우울증을 통과함으로써, 타자가 주체를 바꾸어낼 수 있는 능동적가능성을 상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5․18소설의 경우 비체와 우울증의 양상은 젠더화된 모습으로 드러난다. 남성인물들이 초점화자로 등장하는 「봄날」, 「광야」는 불멸하는 죽음에 초점을 맞추고, 여성인물들이 초점화자로 부각되는 「피어라 수선화」, 「시절들」, 「깃발」 등은 소멸하는 삶에 초점을 맞춘다. 정찬의 『광야』는 5․18민주화운동의 주체를 남성으로 한정함으로써 어머니를 제외한 모든 여성들을 비가시화시키는 젠더맹목을 노출시키고, 임철우의 『봄날』은 여성인물이 그 수습을 담당하는 비체로서의 시체를 부각시킴으로써 늘피해자였던 여성이 치유의 주체로 이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죽음에 파먹힌 삶, 타자를 합체한 우울은 홍희담의 『깃발』이 지니는 힘이 된다. 소설은 대상의 상실과 합체에서 실천과 투쟁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직선적으로 제시함으로써 관념적 수준에서나마 나름의 희망을 확보한다. 공선옥의 소설은 이러한 우울증을 윤리와 만나는 지점까지 밀고 나간다. 애도와 전이로 5․18이 역사화되는 국면의 바깥에서 애도되지 못한 잉여들을 끌어안는 우울증을 의도적으로 선택한다. 이를 통해 슬픔의 위계화를 조장하고이전의 질서를 정당화하는 애도의 정치에 저항하며 현재를 승인하지 않는 정치적 입지를 확보한다.

김옥란(한양대학교) pp.107-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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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5․18 광주민중항쟁을 다루고 있는 연극 작품들을 중심으로 5․18의 연극적 재현의 양상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여러 문화예술 장르 중 1980년대 초부터 가장 먼저 5․18을 재현해온 것이 연극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5․18의 역사적 현장인 광주 지역의 연극 단체들의 활동이 활발했다. 구체적으로 놀이패 신명과 극단 토박이의 활동을 그 예로 들 수 있고,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호랑이 놀이」(1981), 「일어서는 사람들」(1988), 「금희의 월」(1988), 「모란꽃」(1993)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작품의 분석 결과 5․18의 재현은 공연이 올라가는 각각의 시기적 차이가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예컨대5․18의 민중적 해방의 에너지가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있었던 1980년대 작품들은 5․18을 단지 과거의 역사적 사건이 아닌 여전히 살아있는 현재의 역사로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1990년대 작품에는 5․18을 일종의 과거사로 고착시켜 바라보는 관점이 두드러진다. 특히 여성 인물을 역사의 피해자로 그려 5․18을 일종의 수난사로 그리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결국 1980년대 후반까지 유지되고 있었던 5․18 재현의 긍정적 에너지가 1990년대 들어 소진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Abstract

In this paper, the aspect of theatrical representation of 5․18 would be reviewed by the theatrical works on the 5․18 Gwangju Uprising. Among the various kinds of art, the representation of 5․18 began with the theater from early 1980s and the theatrical troupes in Gwangju, the right place of the history, were particularly active. The activities of theatrical troupes Sin-myung and Tobagi were typical cases and the well-known works of them are Tiger play(1981), Uprising peoples (1988), Kum-Hee's May(1988), Peony blossom(1993). According to the analysis result of these works, it was important in the representing of 5․18 when the play presented to the audience. In the works of 1980s, the people's liberation energy of the 5․18 was still remained strongly and the 5․18 treated like a present history, not a past one. But in the works of 1990s, their major view point to the 5․18 was fixed so that it was a sort of past history. Specially they depicted the women's characters in their works as victims of history and the 5․18 as a suffering history. Therefore they showed that the positive energy of 5․ 18, which was continued until late 1980s, was burnt off in 1990s.

조혜영(평택대학교) pp.139-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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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이 글은 약 20년간에 걸쳐 ‘기억의 테크놀로지’인 영화의 광주항쟁 재현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그리고 한국의 근대사 속에서 광주항쟁이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보고자 한다. 또한 무엇보다 젠더적인 관점에서 광주항쟁을 역사화하는 과정에서 여성 주체성과 남성 주체성이 어떤 식으로 형성되고 있는지를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광주항쟁을 언급한 첫 영화 「칸트씨의 발표회」(1987)에서부터 최근작 「오래된 정원」(2006)까지 광주항쟁을 다룬 영화를 연대기적으로 살펴보면 광주항쟁이 이후 한국 현대사의 상징적 기원과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1990년대 이전에는 반미 민족주의적 민중운동의 시발점으로 그려지며, 1990년 대 이후에는 새로운 민중의 출현의 순수한 기원으로서 다루어진다. 그러나 망각의 공포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기억하고 재현하기 어려운 광주항쟁을 기억하고 1980년대 이후 한국 현대사의 기원으로서 연결하기 위해, 그 매개자가 필요했고, 영화적 재현물은 그 역할을 여성에게 일임해왔다. 다시 말하면, 광주항쟁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기억되기 어려운 사건이었지만 그 기억을 역사화하기 위해서 ‘사라지는 매개자’로서의 타자화된 여성이 한국 역사 속의 간극을 메우고 역사를 매개해 주었다고 할 수 있다. 최근작인 「오래된 정원」은 매개의 주체가 여성이었음을 부각하지만 다시 한번 여성을 가족의 테두리 속에 가둬둠으로써 그 한계를 드러낸다. 광주항쟁에 대한 여성주의적인 재현은 타자를 매개로 해 역사를 이어나가려는 욕망을 버리고 오히려 견고한 주체를 상실한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트라우마에 오염되고 재현 불가능한 트라우마 자체를 경험하는 것일 수도 있다. 즉 기억의 주체를 타자화하지 않고 스스로 타자가 되는 것이야말로 일회용이 아닌 사용할 수 있는 과거를 살려내는 또 다른 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김복순(명지대학교) pp.177-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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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21세기는 리더십이 아닌 파트너십을 요구한다. 리더십이 ‘중심’적 보편성(지배자 중심, 부르주아 중심, 남성 중심, 이성 중심, 일국적 지식 중심 등)에 입각해 있다면, 파트너십은 중심적 보편성을 넘어서는 새로운 보편성 구성을 추구한다. 21세기의 대안적 패러다임은 젠더 불평등 관계성을 해체하는 방법론이어야 하며, 그것은 파트너십이어야 한다. 파트너십 문화론의 계보 중 하나는 페미니즘 인식론을 이념적 토대로 하고, 여성교양을 핵심 문화자본, 상징자본으로 삼아 새로운 보편성 구성의 파트너십을 창출하는 패러다임이다. 교양(culture, Bildung)은 사회의 동력으로서 사회 구성원이 갖는/요구되는힘이지만, 서구의 근대적 교양개념에 여성젠더가 소거되어 있다는 점에서, 페미니즘 시각으로 교양/여성교양에 대해 논의한다는 것은 젠더 불평등 상황 및구조, 젠더의 배치과정 등을 검토하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젠더장치가 역사적 시대적 국면에 따라 변화되어 왔으며 세계사적 보편성과 한국적 특수성이 있고, 또 젠더별 시선의 차이가 있다는 전제하에 남성/여성 젠더별 여성교양의 내적․외적 형식으로 나누어 각각의 담론관계성을 검토하였다. 근대초기 남성젠더의 여성교양이 남성 중심적 보편성 하의 긍정적 특수성을인정하는 것이었다면, 여성젠더의 여성교양은 부정적 특수성에서 새로운 보편성을 구성하는 원동력이었다. 남성젠더의 여성교양은 ‘생활’에 필요한 보통 지식과 기능, 부덕순철 등이며, 가정 내적 존재로 한정하여 가정관리자 및 감독자로서의 여성, 어린이교육 담당자로 제한하였다. 이는 남성 중심적 보편성 하에서 여성의 긍정적 특수성을인정해 주는 방향이다. 이 과정에서 여성교양과 지식은 젠더화 되었으며, 남성교양과 지식의 보편성을 획득해 주는 타자였다. 남성젠더는 ‘제국주의적 자기’ 로 ‘남성으로의 재 젠더화’를 도모하였고, 트리클 업(trickle-up)의 방식을 취하였다. 19세기 말 한국 사회에는 능동적 타자로서 인식주체, 자각주체, 실천주체로주체형성을 도모하는 ‘새로운 여성 인간형’이 등장하였다. 이들은 중세적 교양으로 함의되어 왔던 ‘부덕’의 개념을 재배치하며, 동시대 남성젠더의 ‘현모’ ‘현모양처’ 형식과 다른 주체형성을 도모하였다. 여성젠더의 사회적 인식은 젠더, 민족, 인종, 국가 별로 부정적 특수성 하에 놓여 있는 여성의 위치성을 확인시킨 후, 이러한 부정적 특수성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성교양을 수단으로 새로운보편성 범주를 설정하고자 추동하였다. 이들은 국민주체보다 여성주체를 우선성으로 하였으며, 남녀동등권이 핵심이었다. 여성젠더의 새로운 보편성 추동은 부인회, 토론, 연설, 독자투고, 상소, 재판 등의 파트너십 문화형식을 낳았는데, 이들은 ‘초대의 수사학이라는 독특한 수사학을 보여 준다. 상호교류의 참여양식으로서 초대의 수사학은 그들이 채택한 파트너십 전략 중 하나였다.

윤지영(서강대학교) pp.225-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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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초기 시문학 담론을 통해 한국 근대시 형성의 일단을 재조명하고자 하였다. 이는 김억과 김기림의 시론을 감각의 수사로 검토할 때 가능하다 . 감각은 물리적인 작용이 아니라 젠더의 위계적인 인식론에 의해 구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외부의 모랄로부터 개인의 정 (情)을 해방시키려는 김억의 근대시 기획과 지성을 강조하는 김기림의 모더니즘 시 기획이 각 음악성 (청각)과 회화성(시각)을 강조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 음악성이 감정에 대한 226 여성문학연구 17지표적 기호로서 요청되었다면, 회화성은 정(情)의 통제를 위해 요청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그러나 그 교체의 과정은 음악성의 타자화를 통해 이루어지며 , 이는 또한 이성에 의한 감정의 타자화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 따라서 감정에 기초한 낭만적 근대 주체로부터 이성에 기초한 합리적 근대 주체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으며 , 이는 20년대 중반 이후 시에서 소설로 거대 장르가 교체된 현상에 대한 이유이기도 하다 .

Abstract

This study aims to make clear of site of modern poetry's construction in late 1910th and early 1920th. It was constituted the discourse of sense, because the sense is not a physical effect but a formation by gender hierarchical knowledge. To built the modern subject, it is offered that the emotion must to be escape most of all, because the emotion is the index of the subjectivity. Kim, Uk did this through placing emphasis on sound(music) in poetry. As there is phenomenal or existential connection between sound and emotion, emotion is the kernel of individuality. So if there were not emotion, modernist like Kim, Ki-rim couldn't assert visuality like paint or architecture. The visuality(image) of poetry could have the meaning only as the other of musicality(sound). During the constitution period of early modern poetry, as the change of the sense from sound to visuality, emotional modern subject could be change the rational modern subject.

김주리(한밭대학교) pp.253-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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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부정성의 정신으로서 진정한 초자아 찾기와 관련된 사디즘의 관점에서 탁류를 재해석해 보고자 한다 . 지배의 미학으로서 사디즘은 폭력을 통해 현실질서, 현실의 도덕과 법을 부정하고 파괴하며 제도 너머의 초자아를 확립하려는 시도와 관련된다. 먼저 탁류에는 경제력을 상실했거나 생식력을 상실, 그러한 아버지들에 대응하듯 대부분의 인물들이 아버지가 없는 고아로 설정되어 있다 . 아버지가 없는 자리에서 도덕적 경제적 책임이 어머니에게 주어지기에 이로부터 어머니의 도덕이 극복 대상이 된다 . 탁류에서 그려지는 다수의 폭력은 아버지가 사라지고 어머니의 도덕이 지배하는 가정 속에 틈입한 유사 가족들에 의한 가족의 붕괴나 해체 과정과 연결되어 있다 . 유사 모자 관계인 김씨와 고태수가 성관계 끝에 한참봉에게 맞아죽고, 유사 친족인 박제호와 초봉이 부관계를 맺으며 부부관계인 초봉이 남편 형보를 죽이는 것처럼 가족 내에서 폭력은 지배자의 도덕에 대한 복종, 저항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 초봉은 형보가 비정상적인 성욕을 품고 있기에 처벌하는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그 어머니 유씨의 도덕으로 돌아오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초봉에 비해 탁류에서 현실과 도덕의 불일치를 수긍하고 도덕이나 제도 너머의 힘을 발휘하는 것은 , 초봉처럼 가족을 위해 희생하지만 모두의 위에 어른스럽게 군림하고 있는 기생 행화나 유곽집 여주인이다. 식민지 자본주의의 모순된 논리 속에 매춘을 지속하면서도 자신을 도덕률 너머의 초자아로 변화시킴으로써 주체적으로 삶을 이끌어나가는 어른스러움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행화는 아버지가 사라진 세계 속에서 새로운 아버지(어른)의 상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

Abstract

This study reanalyzes the meaning of 『A Muddy Stream』 from the viewpoint of sadism related to search of sincere super-ego as the spirits of negativity. As a aesthetics of control, sadism destroys present systems, morals, rules etc. and relates to try for establishment of super-ego beyond systems. At first, the fathers of 『A Muddy Stream』 is not father because they lose of the manpower and virility, so most of characters are created to an orphan. Because of fathers lack of ability, mother is responsible to moral and economical decision, so mothermoral should be overcome to her children. The many violences shows in this works is due to a pseudo-family who intrudes a matriarch and aparts the family. The violences in families shows the obedience and resistance to the ruler, like as Kim and Go Tae-su made connection as pseudo mother-son was killed by pseudo father, Hyung-bo was killed by Cho-bong, his wife etc.. Cho-bong return to her mother Yu's morality with punishment to Hyung-bo's mean desire. Apart from Cho-bong, Hang-hwa and the hostess of licenced quarter shows the affirmativity beyond moral and rules, who know the disagreement between real world and system, even though they sacrifice for their families. They show new shape of father in the age of destroyed father, in the point that they lead their lives like a grown-up with subjectivity through prostitution in the society of colonial-capitalism.

이상진(한국방송통신대학교) pp.289-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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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이 연구는 전후 한국여성을 둘러싼 성담론에 대한 최근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박경리의 대중적 장편소설 『성녀와 마녀』에 나타난 전후 성담론 수정양상을 분석한 것이다. 전후파 여성에 대한 계몽과 경계를 주도한 잡지 『여원』에 연재된 이 소설은 매체와 서사공식의 측면에서 전후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의 충실한 문학적 형상화로 읽힌다. 성녀와 마녀의 대립과 마녀의 징벌이라는 권선징악적 서사, 서구적 코드의 삽입, 체제 유지적 가치 추구 등은 남성에 대한 자발적 순종과 절대적 의존을 보여준다. 한편 인물에 대한 지나친 유형성, 정보의 노출과 잉여적 서술, 마녀적 인물의 위악성, 불안과 충동, 광기가 지배하는 구조, 열린 결말은 작품의 반어적 읽기를 가능하게 한다. 곧 『성녀와 마녀』는 1950년대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에 충실한 멜로드라마가 아니라, 위악과 반어의 서사로서 당시 성담론을 해체하는 전복적 읽기를 의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전쟁미망인이었던 작가 박경리가, 자신과 같은 전후 여성을 추방하고 경계하려 했던 당대 이데올로기를, 몇 겹의 의미를 덧씌워 해체시키는 균열의 지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분석 결과는 박경리 작품 전체를 새롭게 읽게 할 수 있는 중요한 코드가 될 것이며,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가치에 침윤되어 있다는 그간의 평가를 수정할 근거가 된다. 뿐만 아니라, 이와 유사한 낭만적 사랑과 여성담론을 서사화하고 있는 1950-60년대 여성작가의 작품에 대한 해체적 분석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미림(강릉원주대학교) pp.325-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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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의 거대담론이 소멸하면서 자아 찾기에 골몰하는 90년대에 들어 나약한 주인공이 방황하는 여행소설이 대거 발표되었다. 정착-떠남-정착의 원점회귀 구조를 지닌 여행소설은 「만세전」, 「무진기행」과 같이 문학사적 자리매김을 하는 장르문학이다. 자본주의가 정착한 후 비진정성의 공간인 도시를 떠나 진정한 자아 즉 동일자를 찾아나서는 여행자가 등장하였다. 여행소설이라는 일관된 작품세계를 구축하는 반복형의 작가인 윤대녕 문학의 여행구조는 조우를 통해 타자의 타자성을 수용하는 과정을 위한 문학적 장치이다. 탈출과 여행을 욕망하는 것은 만남을 욕망하는 것이며 자신의 변형된 자아의 존재인 길 위의 여성을 갈망하고 수용하는 과정 속에서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여행자는 여성, 달, 사막, 눈, 겨울과 같은 음의 이미지로 여성의 가치가 중시되는 시대임을 피력하면서 자기동일성을 찾아 헤매지만 탈근대 남성여행자의 시선에 포착된 여성들은 성적(性的)·성적(聖的) 이미지가 혼효된 비현실적인 여성이다. 훔쳐보기의 대상이 되는 길 위의 여성은 동일자인 동시에 신비하고 에로틱한 관계를 맺는다는 점에서 타자일 수밖에 없다. 초기 여행소설에 나타나는 소통부재와 현실도피가 『눈의 여행자』에 와서는 여성타자의 타자성을 수용하고 화해하려 는 변화를 보인다. 여행자는 타자가 된 나인 아이를 통해 자신에게로의 영원한 회귀로부터 해방된다. 윤대녕의 문학은 작가 나이 마흔 이후 타자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타자인식과 여성의식이 변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Abstract

Devoted to the search for ego, the 1990s saw the publication of a good number of travel novels, in which the weak main characters were wandering around, along with the disappearance of grand narratives. Following the structure of returning to the original point in the sequence of settlement, leaving, and settlement, travel novels are part of the genre fiction claiming their place in the literary history with 'Mansejeon' and 'Mujingihaeng'. After capitalism settled down, there appeared a new kind of travelers who showed the Bobos characteristics in the digital age and wished to leave the cities of no true feelings. As a repeating writer that built a consistent world of his works through travel novels, Yun Dae-nyeong has been highly evaluated for such thematic ideas as the sensitivity of the 1990s, characteristics of aesthetics of literary styles, and returning to the beginning of existence. In this study, however, it was noted that the themes of his literary works also included the absence of communication between the family and its members or between individuals(especially women), who got their wounds in the 1990s, difficulty with creating relationships, and unstable marriage life. Encounters with women on the road would bring self-incestuous love or despair to the heroes and provide no fundamental solutions to their problems. Employing the images of Yin such as woman, the moon, desert, snow, and winter, Yun emphasizes the needs for feminine images in the contemporary time. But, in the eyes of the postmodern male travelers, women would merely go through the process of dichotomy and othering between the angels and witches or between the ladies on the road and wives. As the male travelers steal a glance at the ladies on the road, they are idealized as the ladies of religious faith or salvation and thus fail to represent the self-regulating femininity. Despite those aspects, Yun's literary works made a contribution to the establishment of the genre fiction called travel novels in the 1990s and claim significance in that he made constant attempts to write innovative and experimental travel novels like "The Traveler of Snow". Furthermore, the changes to his works such as the efforts to recover the relationships with the family and home by moving from searching for the fathers or women to searching for children and from fantasy to reality, made the readers have expectations for the diverse possibility of travel novels later.

이상경(한국과학기술원) pp.349-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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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북한의 각 시기 여성정책이 여성에게 요구한 것과 그에 대한 여성들의 반응이라는 측면에 주목하여, 북한여성작가의 작품을 대상으로 북한의 공식적 여성 정책이 북한 여성의 생활현실과 갈등하면서 그것을 변화시키는 양상을 분석했다. 해방 직후의 작품에는 일제하 여성 문학의 전통을 잇는 측면과 해방 후 북한 사회에서 새롭게 전개될 변화한 여성의 삶의 조건에서 야기되는 문제가 함께 나타나는데, ‘남녀평등권법령’으로 상징되는 제도적 해방이 여성에게 가져다 준 진보와 환희를 포착하면서, 동시에 봉건적 유습이 아직 강고하게 삶 속에 남아 있는 상태에서 그 제도가 일상의 삶에 적용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6․25 전쟁 이후 전후 건설의 시기 및 60년대의 여성 작가의 작품에서는 본격적으로 생산 현장에 뛰어든 여성들이 직면하는 문제로서 생산 현장에서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여성에 대한 비하, 여성들의 자기 비하, 관료주의 등이 비판적으로 성찰된다. 1970년대 이후 혁신적 노동자이자 혁명적 어머니이기를 요구받으면서 여성들은 직장일과 집안 일을 다 해내야 한다는 부담을 지게 되고 그 틈새를 모색하는 여성들의 노력이 여성 작가의 작품에 자주 등장한다. 그러나 언제나 여성 개인의 헌신적 노력이 강조된 것에 비하면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를 지나면서는 여성의 져야 하는 이중 부담의 고통을 진솔하게 토로하고 좀더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을 모색하고자 하는 의식을 담은 소설이 나타나고 있다.

Abstract

The present study analyzes the ways in which the state’s official policy on women has conflicted with and changed the everyday reality of North Korean women as reflected in works by North Korean women writers. The analysis focuses on the demands that North Korean policy places upon women in each era and female reaction to such demands. Dating from the post-Liberation period, those works capture the progress and euphoria brought to women by institutional liberation in the form of gender equality laws and, at the same time, imply that it would be difficult to apply such institutions to daily life in a society still haunted by a strong tradition of patriarchy and feudalism. Works penned by women writers during the reconstruction following the Korean War and the 1960s concern various problems such as the depreciation of women that unconsciously occurs at the workplace, women’s self-depreciation, and bureaucratism. Although the critique of bureaucratism is an important theme in North Korean fiction, these works depict and criticize bureaucratism all the more vividly and trenchantly because the female characters are subordinates while their supervisors are male. As for the 1970s, it is difficult to find private voices of diverse characters in the works of women writers due to the prevailing atmosphere of North Korean society. As a result, works from this period generally are but official policies and platforms disguised as fiction. Since the 1980s, even works that seem to support official policies on women once again portray the dual natureof life faced by North Korean women, who are expected to attain subjectivity through social activities yet suffer from the remnants of patriarchy. Fiction from this period depicts in various ways the turmoil that women undergo due to a clash between their identities within the family and self-realization in society.

이화진(연세대학교) pp.387-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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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말기 식민지 조선의 여배우들은 사치와 허영, 성적인 방종과 결부되어 온 기존의 부정적 이미지를 극복하고 총후 여성으로서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도록 요구받는다. 여배우들은 영화에서는 후방의 ‘산업 전사’나 ‘군국의 어머니’, 지원병의 누이나 연인 역으로 출연해 전쟁 동원을 선전하고 , 스크린 바깥에서는 건전하게 쇄신된 총후 여성으로서 자신을 전시해야 했다 . 몇몇 스타들은 일본과 만주 여배우들 함께 ‘대동아’의 문화적 교류의 상징으로서 호명되기도 했다. 문예봉은 1930년대에 구축한 ‘정숙한 현모양처’ 이미지의 연장선상에서, 또 선전영화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김신재는 지원병들이 지켜야 하는 ‘조선의 누이’ 이미지로서, ‘총후 여성’을 연기했다. 그들은 내선일체 이데올로기를 선전하기 위해 영화 안팎에서 ‘국민 되기’의 수행 과정을 전시해야 했다 . 바로 그러한 프로파간다의 결정판인 『그대와 나』에서 여배우들은 ‘대동아’의 친교와 유대를 과시하도록 배치되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조차 여배우들의 ‘국민 되기’는 결코 완료될 수 없는 것, 그리하여 계속 ‘연기(演技/延期)’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

Abstract

This article examines how the actresses were mobilized to propagandize for Japanese Empire in the late Colonial Korea. Under the war basis, the actresses were called upon to present themselves as "Women in the rear guard" whose images were different from their existing images related to extravagance, vanity, dissolute life and so on. In propaganda films, they played an 'industrial worker', a 'mother of militant nation', and a soldier's mother, sister or love. Out of screen, they had to display that they were carrying out a radical reform of their life style, behavior, and even family life. Moreover, famous actresses were symbolized as the cultural interchange within the Greater East Asia Co-Prosperity Sphere(大東亞共榮圈). Especially Moon Ye-Bong(文藝峰) and Kim Shin-Jae(金信哉) made a lot of appearances in propaganda films. Moon played the role of "Madam in the rear guard(銃後婦人)" who endures whole suffering alone. That character reminded the Korean audiences of her old established image of "a wise mother and good wife(賢母良妻)". Kim acted "a lost sister" of a boy to be a soldier. Through that character, Kim could represent herself as a bright and healthy woman relevant to the New System(新體制). Although their acting could be to perform "Becoming Japanese", they could never be "Japanese". Paradoxically, their position could have a political significance only when they were dressed in Korean clothes, since the dynamics of "Becoming Japanese" discourse had been based on the difference between the colonizer and the colonized. It was necessary that their acting like a nation revealed the incomplete national identity and the contradiction of "becoming Japanese" discourse.

최윤희(경희대학교) pp.425-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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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서는 오랜 연구 과정을 통해 축적된 연구자의 내공이 집약된 산물이다. 연구자는 연구서를 출판함으로써 여기저기 흩어진 자신의 연구결과를 갈무리하여 연구를 심화하는 계기를 삼기도 하고, 다른 연구자로 하여금 유관한 연구를 진작시키기도 한다. 오랜 기간 ‘고전소설’과문학 속 ‘여성’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저자는 이와 관련한 10편 이상의 논문을 연속적으로 발표한 바 있고, 박사학위논문에서 대하소설의 여성반동인물에 대해 다루기까지 ‘고전소설의 여성 연구’에 대한 일련의 연구를 해왔다. 『한국 고전소설과 여성인물』역시 그간 저자가 기발표한 논문들을 다듬어 묶은 저서이다.

Abstract

여성문학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