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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OMS+ 및 학술지 리포지터리 설명회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서울분원 대회의실(별관 3층)
  • 2024년 07월 03일(수)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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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ISSN1229-4632
  • E-ISSN2733-5925
  • KCI
박은미(성신여자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pp.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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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가문소설에서 나타나는 처처(처첩)갈등은 한 명의 남성을 차지하기 위해 다수의 여성이 벌이는 쟁투 과정으로 동성 간의 화목을 도모하는 특징이 있다. 17세기는 아직까지 가부장제의 질서들이 정비되어 가던 시기로 가부장제가 확실하게 정착되지 못한 시기이다. 따라서 이 시기에 향유된 <소현성록> 속에는 가부장적 사회를 구축하려는 남성들과 이에 저항하며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고자 하는 여성들 간에 충돌이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여성들은 자신의 욕망 추구를 위해 욕망을 버려야만 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게 되고 욕망을 버리지 못할 경우 혐오되어 퇴출되는 특징을 보인다. 이 과정에서 여성이 추구해야할 미화된 여성상이 제시되고 등장인물은 물론 독자까지도 암묵적으로 강요당함으로써 가부장적 사회 구축을 위한 수신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소현성록>을 읽은 독자는 이러한 암묵적 강요에 동조하게 되고 동성 간의 화목을 도모하면서 가부장적 사회질서가 확립되어 갔다. 본고는 이러한 특징에 주목하여 <소현성록>에 나타난 주체적 여성의식이 가문소설이라는 장르와 결합하면서 굴절되는 여성의 욕망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이를 통해 암묵적으로 강요된 동성 간의 화목이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따라서 가문소설에 재현된 여성 특히 어떤 여성을 혐오의 시선으로 바라봤는지를 중심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Abstract

One's wife and concubine conflict appearing in the family novel is characterized by a strife which promote homosexuality reconciliation process, a number of women to occupy a grab males. 17th century is a period until the patriarchal system is still patriarchal system in order to have time on his way to ensure the maintenance could not be settled. Therefore ln <sohyeonseongrok> it made in this period resistance and men who want to build a patriarchal system, and this will generate a conflict between women who wish to pursue their own desires. However, women in this process if they desire and abandon the cause irony that only a desire to abandon the pursuit of his desire seems to be characterized by withdrawal hatred. In the process, women need to pursue and beautification with Saint Woman presenting characters are 'susinseo' for the role of social patriarchal system built by forced even the implied reader as well. Therefore, the reader reads the <sohyeonseongrok> is forced to agree with those implicit homosexuality reconciliation while achieving an orderly went to the patriarchal system is established. In this paper, we examine whether to pay attention to this aspect subjective Female Consciousness in sohyeonseongrok this the family novel, while combined with the genre look around the desire of women to be refracted through it implicitly forced homosexuality reconciliation is what is implemented.

이정숙(서울대학교) pp.6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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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Abstract

개발주의의 남성성이 가부장적 국가(the patriarchal state)의 질서를 공고히 하는 과정에서 구축되었다고 볼 때, ‘여성혐오’는 개발주의의 공적영역으로 진입하고자 하는 남성성의 좌절과 모멸, 그로 인한 자기혐오와 연관된다. 이 글은 개발주의시기에 안보와 경제 개발이라는 두 축을 지탱하는 통치의 주요 ‘인구’로 호명된 남성성을 ‘성-섹슈얼리티’에 대한 관점을 통해 살펴봄으로써 ‘여성혐오’의 함의를 밝힌다. 『장한몽』은 사회구성원들이 조성한 공적영역이 개발주의 이데올로기의 프레임을 답습하면서 동시에 그 폐해를 드러내는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남성(작가)의 성적 표현은 젠더적으로 상당히 구속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여성은 ‘시민-남성’(화이트칼라)이 공적영역으로 진입하는 데서 오는 피로의 해방구 역할을 하는 존재로써 철저히 타자화되는데, '성-섹슈얼리티'에 대한 '혐오-연민'은 이러한 개발주의의 남성성의 한계와 성찰가능성을 동시에 함축한다. 『묵시의 바다』는 ‘성-섹슈얼리티’를 풍기문란의 프레임을 통해 다룸으로써 ‘혐오-연민’이 개발주의가 거세한 도덕적인 치부를 들추는 감정으로 기능하는 것을 보여준다. 풍기문란은 근대화 논리와 착종됨으로써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성의 새로운 타자를 낳는다. 이 타자들에 대한 ‘혐오-연민’의 감정에서 ‘혐오’를 탈각시키는 과정이 공적영역으로의 진입에 실패한 남성들이 패배주의와 센티멘털리즘을 극복하게 하는 성찰과 성장임을 말한다는 점에서 『묵시의 바다』는 『장한몽』에 비해 진일보한 듯 보인다. 그러나 ‘(여)성-섹슈얼리티’를 ‘자연화’함으로써 여성을 사회로부터 가장 먼 거리로 타자화시키는가 하면 ‘모성애적 사랑’이라는 신화로 여성을 재현함으로써, 젠더구속적인 관념이 좀더 ‘부드러운’ 언어를 통해 오히려 관습화되었음을 드러낸다. 70년대 초반과 후반이라는 시간적 낙차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 두 작품을 통해 ‘개발주의서사’가 꾀하는 ‘성장’이 주로 ‘남성성’을 향해 초점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선옥(숙명여자대학교) pp.9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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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글은 여성혐오에 대한 최근 연구경향을 정리하고 여성혐오의 한국적 특성을 분석하려는 시도이다. 여성혐오를 둘러싼 담론지형을 살펴보면, 첫째, 신자유주의의 불안과 혐오주의의 관련성을 해석하는 관점 둘째, 근대사회 이후 감정의 관리와 권력의 관계에 대한 감정사회학적 분석들 셋째, 여성주의의 관점에서 보는 젠더 정치학과 혐오현상의 원인을 분석하는 연구들로 나뉜다. 최근의 연구들은 극우분석이나 파시즘연구의 사회학적 분석들이 놓치고 있는 혐오감정과 혐오발화사이의 동학을 사회심리학적 관점에서 분석하려는 시도들로 한 걸음 진전된 논의들이다. 그러나 감정사회학이나 혐오주의에 대한 이론적 해석에 집중하면서 한국의 역사적 특수성에 대한 이해는 오히려 소홀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모던걸이나 자유부인, 춤바람아내, 된장녀 등등 시대마다 반복되어온 여성혐오에 대해서는 충분히 논의되었다는 판단 때문이라 생각된다. 또한 식민지 남성성의 불안을 여성혐오로 해소하고 상상적 통일성을 이루어왔다는 논의도 새로울 것은 없다. 그러나 반복되는 여성혐오현상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헤게모니 남성성 구성과 관련되어 있는지, 남성성의 요소와 여성성의 요소가 재구성되는 과정과 대립항의 요소간의 우위가 바뀌는 과정에서 작동하는 이데올로기는 무엇인지 밝힐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여성혐오가 혐오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우리 사회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에서는 과학주의를 지배 이념으로 삼고 기술민족주의를 추구했던 근대화 과정을 남성성 구성과 관련지어 분석하였다. 1900년대 사회진화론부터 우리나라 근대사 전체를 통과하는 대표적인 이념은 과학주의라 할 수 있다. 서구에 대항할 수 있는 민족위기담론의 해결책이 과학주의로 신비화되었기 때문이다. 196,70년대 기술민족주의는 특히 급속한 근대화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감정을 배제한 도구적 남성성을 헤게모니 남성성으로 삼게 된다. 여성혐오 역시도 감정에 대한 혐오, 즉 인간의 취약성에 대한 혐오를 드러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과학주의와 도구적 남성성 때문에 유독 혐오현상 중에서도 여성혐오를 사회통합의 토대로 삼는 것으로 판단된다.

Abstract

This study attempts to survey the recent trends of researches on misogyny and to analyze the Korean characteristics of misogyny. The discourse topography surrounding misogyny is divided into three areas : first, the perspective to interpret the relation between the anxiety of neo-liberalism and hatred, second, the emotions- sociological analysis of the relation between the management of emotions and the power after modern society, and third, the researches analyzing gender politics and the causes of hatred phenomena from the feminist perspective. Recent researches take a step forward in the discussion to examine the dynamics between hate emotions and hate speech from the socio-psychological perspective; they probe into the problem which the sociological perspective misses in analysis of the far-rightand researches on fascism. However, while concentrating on the theoretical interpretation of sociology of emotions and hatred, instead they seem to be negligent to understand the historical particularities of Korea. That would be thought of as they judge was sufficiently discussed about misogyny remarks repeated each era, so to speak, 'Sinyeosung'(modern girls), 'Jayubuin'(Madame Freedom), 'Chumbaram- ane (wives who got hooked on dancing), and 'Deonzangneu' (snob women who are partial to luxury items despite their financial inability), etc.. Indeed the discussion to resolve the anxiety of colonial masculinity and achieve the imaginary unity of masculinity by using misogyny is far from new. Yet it has need to clarify what hegemonic masculinity composition is specifically repeated misogyny, and what ideology is operated in the process in which masculinity factors and femininity factors are restructured and which the priority between the opposite factors is changed. Only by doing so can the characteristics of our society where misogyny forms the backbone of hatred be understood. This study analyzes the modernization process in which scientism was taken as the ruling ideology and techno-nationalism was pursued, in relation to the masculinity composition. Scientism can be said to be the representative ideology that has passed through Korean modern history from social darwinism in the 1900s, as the solution to the national crisis discourse that can stand up to the West was mystified into scientism. The techno-nationalism in the 1960s-70s comes to take up the instrumental masculinity excluding emotions for the hegemony masculinity while pushing forward the rapid modernization projects. Misogyny can also be said to be a phenomenon that reveals the hatred toward emotions, that is, human vulnerability. It is judged that particularly misogyny in the hatred phenomena is made into the foundation of social integration due to scientism and instrumental masculinity.

손희정(연세대학교) pp.117-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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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자본과 국가의 필요에 따라 정동이 관리되는 시대다. 이 과정에서 정동은 변별 가능한 것으로 다루어져 왔는데, 이런 인식론은 “마음과 세상의 관계를 수학적으로 탐구할 수 있다고 가정하는 꾸준한 프로젝트” 안에서 형성된 것이다. 그리고 이는 오늘날 우울증을 병리화하고 행복을 강력한 이데올로기로 만들어 자본에 복무하도록 하는 ‘행복 산업’과도 연결되어 있다. 본 논문은 이와 같은 정동의 관리 과정을 ‘정동의 인클로저’라고 명명한다. 이렇게 이름할 수 있는 이유는 첫째, 이것이 정동에 ‘테두리’를 쳐서 공간화하는 상상력으로부터 가능해지고, 둘째, 이런 ‘테두리치기’가 명백하게 자본주의적, 자유주의적인 기획 안에서 진행되었으며, 셋째, 그 효과가 인간들 사이의 ‘감정적 공유지’를 해체하고 ‘원자화된 개인’을 자연화하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더불어, 정동을 자원화, 자본화하는 정동의 인클로저는 1960년대 말 자본주의의 위기를 타계하기 위해 등장한 ‘새로운 시초축적’의 한 방법론이었다. 정동의 인클로저를 넘어서 혐오와 적대하기 위해서 우리는 혐오를 다양한 정동들의 복합체로 이해해야 한다. 예컨대 혐오는 ‘모멸’의 문화에서 자양분을 얻고, ‘즐거움’이 지상 최대의 과제가 된 시대에 ‘재미’라는 형식을 빌어 타인에게 ‘수치심’을 강요함으로써 그 효과를 지속시킨다. 이렇게 접근할 때에야 정동을 이론화하는 작업들이 정동의 관리에 복무하게 되는 것을 피할 수 있다.

Abstract

This is the era of affects management in accordance with the needs of the capital and the state. To this end, affects have been treated and discussed as distinguishable from each other. Such epistemology has been formed in a “steady projects that assume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mind and the world can be explored mathematically,” which is connected to the 'happiness industry' excessively pathologizing depression and worshipping happiness as the most powerful ideology in the service of the capital. In this paper, such a management process of affects is definedas enclosure of the affects. First, this is made possible from the imaginationof spatialization by building ‘fence’ among the affects, secondly, this process of ‘fencing’ is obviously capitalist and liberalist project, and thirdly, the effect is dismantling the ‘emotional commons’ between people. In addition, it has been one of the ‘new primitive accumulation’ methodologies to overcomethe crisis of the capitalism of the late 60’s. It seems to be around IMF(1997) that the latest new primitive accumulation has started in South Korea. To deal with the disgust, not being entrapped by the enclosure of affects, we need to understand disgust as the affiliation of various affects. For example, disgust gets nourishment from the culture of contempt and continues its effects in the form of fun forcing shame to others when the pleasure has become the most important mission to accomplish. Only when we approach to the disgust as a whole, we can avoid serving the affects management of our days.

양경언(서강대학교) pp.143-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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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고는 언어가 ‘불평등한 세상을 공고히 하는 권력의 주체’라는 것을 인식한 여성들이 ‘담론적 실천’으로 펼치는 ‘쓰기 활동’을 살핀다. 이때 주목하는 ‘쓰기’란 자유로운 표현활동이 제한된 위치에 처해있는 이가 저 자신을 스스로 주체화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쓰기 활동을 삼는 상황을 포괄하여 이른다. 여성은 남성의 문자를 다시 쓰는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의 말할 장소를 개척하는 ‘쓰기-주체’로 거듭난다. 특히 승인된 학문의 장(場)이나 문학 장이 아닌, 제도의 가장자리에서 ‘쓰기-주체’들은 가부장제와 젠더 관습의 억압적 양태를 교란시키고 새로운 담론 지형을 형성하는 일을 훨씬 더 자유롭게 수행한다. 그와 같은 활동을 탐색하다보면 ‘메갈리아’에서 우세하게 활용되는 ‘미러링 화법’은 메갈리안들이 고안한 최초의 방식이 아님을 발견하게 된다. 이는 ‘쓰기-주체-되기’에 대한 해석을 진행할 때 여성의 역사 역시 다시 쓰일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따라서 본고가 분석대상으로 삼는 ‘쓰기 주체’의 수행성이 발휘되는 장소는 학문 장 바깥에 있다. 우선 그와 같은 활동을 1920년대 잡지 『신여성』 에서 살폈다. 남성이 근대적인 주체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여성은 혐오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여성을 업신여기는 내용의 글이 잡지에 수록될 때, 여학생들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패러디’와 ‘아이러니’를 활용하여 여성혐오를 일삼는 남성에 맞섰다. 이를 잇는 최근의 활동은 온라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기 고백적인 서사를 사회적인 현안으로 전환해내는 쓰기 방식은 데이트폭력, 성폭력과 관련한 사안이 ‘누구의 문제인지’를 질문하는 방향으로 담론을 형성한다. 또한, ‘메갈리아’와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뤄지는 여성들의 쓰기 활동은, 여성들이 스스로 젠더관계의 불균형과 관련한 여러 문제 사안에 실천적으로 대면할 수 있도록 한다. 젠더 관계의 불균형적인 힘의 구도 속에서 삭제되어왔던 ‘저항-목소리들’을 역사의 한복판으로 출연시킬 때 확인할 수 있는 ‘쓰기-주체’는 첫째, ‘패러디’ 및 ‘아이러니’를 활용한 화법을 구사함으로써 권력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이들을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둘째, 그러한 방식을 통해 다른 이들의 격론을 불러일으킴으로써 말을 듣거나/읽는 이들과 대화적인 전환을 이루어낸다. ‘쓰기-주체’의 수행을 통해 이뤄지는 ‘대화적 전환’은 종국에는 ‘열린 구조’의 담론을 형성하는 정치성을 발휘한다.

한새해(서강대학교) pp.177-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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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고는 18세기 지식인이었던 효전 심노숭의 문학적 특징을 살펴보고, 특히 그가 대상화한 여성은 누구이며 어떠한 의도와 목적으로 기술하였는지 고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효전 문학의 특징은 먼저 당대의 전범으로 여겨지던 고문체(古文體)에서 벗어나 소품체(小品體)를 선호하는 경향성을 보인다. 둘째, 진솔함이다. 절제를 미덕으로 하는 조선의 사대부문학의 전형에서 벗어나 자신의 주관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자기 고백적 문학성을 보이고 있다. 셋째, 비정통, 비전통의 인물과 사실들을 묘사하였으며, 특히 효전은 여성들의 삶에 주목한다. 여기서의 여성은, 효전이 구현하고자 하는 것 즉 어떤 실체와 진실을 드러내기 위해 선택된 여성이다. 효전이『효전산고』(孝田散稿)을 통해서 형상화하고자 한 여성은 그가 지향하던 진정한 만남 곧 ‘우도’(友道)를 실현하는 여성들이다. 그 배경에는 진정으로 자신을 알아봐주지 않는 사회적 배경과 부조리한 정치적 세태와 관련 깊다. 그러므로 불우한 삶을 살았던 효전은 자신과 같이 상대적으로 소외된 위치에 있었던 여성들을 통해 그 진의(眞意)를 토로한다. 효전은 그들에게 자신이 염원하던 '진정한 만남'을 투영시킨다. 그녀들은 자신들이 지향하는 우도를 실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여성들이자, 효전 자신이 바라는 인간상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그는 진정한 지우를 얻지 못했고, 한시적으로 얻었다고 생각한 아내마저도 잃어버리기에 이른다. 그러므로 진정한 문장가란 지금의 삶을 진솔하게 써야만 참다운 의미가 있다고 믿었던 효전은 그 모든 것을 자신의 기록에 세세하게 담아 자신의 뜻을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권창규(동아대학교) pp.21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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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고는 전시기의 국민화 과정을 국가자본주의적 기획에서 조명하고 그 성별화된 양상에 특히 주목했다. 전시기에 생산력 증강을 꾀한 공식적인 정책(병참기지정책, 결전재편성정책)과 대조적으로 일상 실천의 요구에서 소비는 두드러졌다. 소비가 다시 주목받았다는 것은 특기할만한데 전근대의 사람들이 소비 곧 상품 소비와 화폐 사용을 통해 새롭게 개인화, 집단화되었음을 감안한다면 전시기에 다시 일상 소비를 단속하고 관리한 사실은 소비대중의 국민화의 일단을 보여준다. 필자는 소비대중의 욕망과 일상에 주목했고 국민화의 요구로부터 이탈한 ‘비국민’들에 주목했다. 몇몇 비국민의 행태가 직접 치안과 통치의 대상으로 부각되었지만 소비 행위가 지닌 무자유와 질서 때문에 무질서의 가능성은 소비대중에 편재함을 논의했다. 소비대중들 중에서도 특히 도시(지역)-중상층(계층)-여성(젠더)이 국민화운동의 표적으로 부상했는데 특히 가정과 현모양처(낭비하는 여성들이 위협한다고 여겨졌던 가정과 그들이 거듭나야할 모델로서 제시된 현모양처)의 모델에 주목함으로써 반자본주의-동양적 근대라는 사상적 걸개를 갖춘 총력전이 지닌 자본주의적 기획의 면모를 지적했다.

Abstract

The daily consumption was emphasized in everyday life nationalistic campaigns(國民精神總動員運動(1938), 國民總力運動(1941)). The fact that daily consumption was emphasized in nationalization campaigns has showed the nationalization project of consumptive mass in total war period. This paper focused on non-nationalization(非國民化) of consumptive mass even though many nationalization projects were campaigned during total war period. The possibility of non- nationalization was due to the daily consumption which had consisted of civilization process and the formation of mass was the base of the nationalization. This paper analyzed the representation of consumptive mass in the Park Taewon's novels, Kim Kirim's essays and etc. In particular this paper discussed about the reason why women were the target of the nationalization campaigns and the gendered phase of national capitalism.

진선영(이화여자대학교) pp.241-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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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고는 김말봉의 해방 이후 첫 완결작인 『꽃과 뱀』을 분석함으로써 신문에 연재된 인기작 중심의 편향된 연구를 지양하는 개별 작품의 의미론과 함께 김말봉의 다채롭고 풍부한 작품 세계를 조명하고자 하였다. 그간 김말봉은 내용(주제)의 압도적 우위로 인한 평이하고 단순한 구조, 이로 인한 소설적 형상화의 미달, 엇비슷한 작품을 찍어내는 ‘판박이 작가’라는 비난을 받아 왔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형식적 고민을 통해 전지적 소설 방식에서 탈피해 독자들의 호기심과 지적 욕구를 충족시킴으로써 주제화에 성공하고 있다. 작품은 전체적으로 볼 때 액자소설의 형식을 취하는데 정상치에서 일탈된 기인형 인물들(백 첨지, 주부, 젊은 사나이, 해골 노인)과 비현실적이고 충격적 내용(노인에게 채찍을 가하는 인물들의 연합)을 담고 있는 외부 액자의 파격성을 긴 호흡의 내부 액자가 추리하듯 밝혀냄으로써 독자들의 긴장감은 유지되고, 내부 액자의 여로형 서사는 회차별로 독립성과 연결성을 가지며 관우와 진화의 반복되는 인연을 운명적으로 물들이고 있다. 비개연성의 개연성, 즉 서사의 논리를 해치면서까지 계속되는 우연의 중첩은 인과의 절대성으로 나아가게 한다. 남녀 주인공의 형상화에 꽃, 뱀, 바람 등의 자연적 요소가 결합됨으로써 인물의 서사성은 약화되고 그로테스크한 이미지가 강화되는데, 관우가 꽃으로 진화가 뱀으로 상징되는 것은 극히 자연스럽지만 은유화된 이미지가 실제에 출현할 때 사실적 설명은 불가능해진다. 이러한 초인간적, 초자연적 현상들은 운명의 절대성을 배가시키는데, 운명은 삶이, 사랑이 인간의 의지와 이성으로 견인되는 것이 아니라 예언이나 마력, 신앙으로 증명됨으로써 인간의 이해를 넘어서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 힘이 작품의 전반을 지배하고 이러한 그로테스크 판타지는 인간의 사유로는 설명할 수 없는 운명의 마력을 드러낸다. 본 연구는 『꽃과 뱀』 이 김말봉의 작품 중 제재와 구성 면에서 가장 김말봉 ‘답지’ 않은 작품(스님이라는 제재, 사회적 리얼리티의 제거, 환상적인 요소)이며 주제 면에서 가장 김말봉 ‘스러운’ 작품(연애소설적 형식, 운명론적 세계관)이라 전제하고 『꽃과 뱀』 의 독특성과 보편성에 주목하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밀림』과 『찔레꽃』 속에 갇힌 김말봉의 작품 세계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요구하며 다양한 작품 해석을 기대하게 한다.

김양선(한림대학교) pp.267-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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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고는 감상성이 해방 이후 한국전쟁, 80년대 민주화운동과 같은 한국 사회 구성원들의 삶의 구조변동을 가져왔던 사건에 대응하는 여성 특유의 젠더화된 감정구조라는 점에 주목하고자 한다. 먼저 한국전쟁에 대한 젠더화된 인식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강신재의 단편을 꼽았다. 「향연의 기록」, 「동화」는 감각적 문체, 여성의 욕망과 사랑이라는 사적 감정을 부각함으로써 전쟁의 폭력성과 광기를 간접적으로 비판하였다. 1950년대 한국전쟁을 다룬 소설에서 예견된 감각적인 글쓰기 스타일, 낭만성, 일탈과 전복성은 1960년대 강신재 특유의 감상적 대중소설의 경향으로 이어진다. 1980년대 민주화운동을 이성, 광장의 정치, 공공성의 측면이 아닌 감정, 밀실, 우울증의 맥락에서 다룬, 즉 민주화운동에 대한 젠더화된 접근의 예로 강석경의 『숲속의 방』을 들 수 있다. 이 작품은 첫째, 여대생 소양의 내면을 드러내는 글쓰기 양식인 ‘일기’의 빈번한 차용, 둘째, 소양의 나르시시즘적 취향과 우울증을 통해 민주화운동 세대이지만 주변부에 위치한 주체의 곤경을 포착하였다. 80년대를 지배했던 광장의 정치, 자유주의, 부르주아 가족의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에 대한 혐오와 비판의식은 자기만의 취향으로 구축된 방 만들기, 시대의 우울에 우울증으로 저항하기로 표출된다. 공지영의 90년대 후일담 소설은 386세대의 변혁에의 열망과 헌신성, 도덕적 결벽성에 대한 과잉 감정의 수사학이라 할 수 있다. 작가는 ‘우리’로 지칭되는 감정의 공동체와 ‘그때’로 지칭되는 80년대에 대의를 위해 욕망과 낭만, 사랑마저도 헌납하며 살았던 도덕적 주체들을 반복적으로 호명한다. 감정을 그대로 노출시키는 말줌임표의 빈번한 사용, 편지 형식의 차용, 인물들 간의 대화나 독백에서 ‘우리’라는 감정의 공동체를 끊임없이 언급하는 것 등은 386세대의 진정성과 윤리에 대한 감상적, 여성적 글쓰기라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해방 이후 여성작가들은 현대사의 변화에 이성보다는 감정, 객관현실보다는 주관성과 내면, 공적 영역보다는 사적 영역이나 체험을 기초로 한 글쓰기로 대응했다. 이들은 감각성, 우울증, 애도, 불안, 나르시시즘, 슬픔과 비애, 자폐와 결벽성 등 감상주의로 명명할 수 있는 감정의 세계를 다양하게 펼쳐 보였다. 그런 점에서 감상성, 감상적인 것은 열등한 것으로 저평가될 것이 아니라 시대와 현실에 대한 젠더화된 반응으로, 여성문학의 계보를 잇는 문학사 서술의 방법론으로 재론될 필요가 있다.

이은영(아주대학교) pp.293-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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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논문의 목적은 고정희의 시 텍스트가 역사의 인식을 드러낸다고 규정하여 그 텍스트에서 역사적 인식의 요소들을 분석하는 데 있다. 고정희는 전 시집에 걸쳐 억압의 역사와 이 역사를 형성하는 공식적 지배담론의 폐해를 문제로 여기는 시각을 드러낸다. 벤야민에 따르면 역사는 진보와 발전의 연속사가 아니라 파괴와 단절의 역사가 되어야 한다. 이 같은 파괴와 단절을 통해 좀 더 평등하고 더 비 억압적인 질서를 구성하는 데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정희의 시는 이러한 역사에 대한 인식을 시 안에서 과거의 역사적 인물을 불러내기도 하고, 알레고리의 시적 양식을 가져오기도 함으로써 드러내고 있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paper is to analyze the factors of historical recognition in the text by defining Goh, Jung-hui's poem text reveals the historical recognition. Through her whole poetical works, Goh, Jung-hui's shows the history of repression and she also reveals the view that the harmful effect of dominant discourse forming the history is considered as an issue. According to Benjamin, the history should not be the history of progress and development but should be the history of disconnection and destruction. Through such destruction and disconnection, the history should contribute to the construction of equality and non-repression. Goh Jung-hui reveals this recognition for history by recalling the historical figures of the past and a poetic form of an allegory.

김정현(서강대학교) pp.327-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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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Abstract

본 논의는 1980년대 김정란 시 텍스트(『다시 시작하는 나비』)를 대상으로, ‘죽음’의 양상 및 새로운 시적 주체의 출현을 살펴보고자 한다. 광주민주화항쟁이라는 물리적 죽음과 검열이라는 상징적 죽음을 겪으면서 형성된 이 텍스트는 시대의 억압에 침묵으로 응전하는 ‘죽음(침묵)의 시’로 분류된다. 죽음을 담는 용기(container)로서 주체를 새롭게 구성하는 ‘변위(transposition)’는 이종 간, 혹은 시공 구분 없이 자유롭게 계를 횡단하는 타자와의 상호연관을 드러내는 장치이다. 이를 전제로 해당 텍스트를 살펴본 결과, 반동일율의 중첩을 통해 이성적 사고에 대한 강력한 거부와 권위주의시대에 대한 불모인식을 확장하였고, 포스트휴먼 주체는 잡종적 공동체를 지향하였다. 이때 죽음은 운동에너지와 생명에너지로 변위된다. 이는 개인의 저항과 포스트휴먼 가치를 지향하는 ‘운명애’의 윤리를 형성하는데, 시대에 저항하여 상황을 전도시키고, 스스로 열린 관계 하에 주체의 가치를 형성한다.

홍나래(건국대학교) pp.353-361
김숙이(여성문화이론연구소) pp.363-375

여성문학연구